여성의 주체적 욕망을 그리는 작가
때로는 본능적이고 원초적이며, 전투적이기까지 한
‘패션 회화’전시회
전현경 작가는 청담동에 소재한 갤러리 차만(대표 차만태) 초대로 6월27일부터 7월 15일까지 첫 개인전을 한다고 밝혔다. 작가의 이번 전시는 기품있는 패션을 화면에 펼쳐 마치 명품주의를 당연시하는 듯한 도도 한 여성들의 당당한 포즈를 과감하게 펼쳐 그의 작품을 보면 프랑스의 오뜨 꾸뛰르 향기를 느낄 수 있으며, 그의 장점인 패션과 조화된 인물화의 깊이를 맛볼 수 있다.
이화여대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중국 광저우대학에서 유화 학술 석사학위를 받은 후 인물화를 택한 전현경 작가는 대학원 졸업 후 여러 차례의 아트페어와 그룹전에 참가했다. 개인전은 한 번도 하지 못해 언제나 자신에게 큰 빚을 진 것처럼 고민이 많았으나 드디어 생애 첫 개인전을 개최하게 되어 많은 기대와 설렘으로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에도 작품 제작에 여념이 없다.
작가는 올 1월, 최근 미술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미술작가 매니지먼트 기업인 ㈜엔제이아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 차만의 전속 작가로 선정되었다. 차만에 소속된 후 전 작가는 지난 5개월여 동안 작품활동을 하면서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혹독할 정도의 작가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갤러리 차만의 소속 작가가 되어 아티스트 코칭 전문가인 차 대표와 함께 작품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집중적인 토론을 하며 작품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키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집중하는 과정을 통하여 프로 작가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든지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전현경 작가는 작가 노트에서 이렇게 말한다.
"의상은 단순히 여성의 나신을 감싸는 의복이 아니라, 심리와 욕망을 표출하는 도구이자 상징물이다. 화폭에 담은 패션은 때로는 화려하고 우아하며, 또 때로는 본능적이고 원초적이며, 전투적이기까지 하다. 그림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무엇보다도 당당한 시선으로 도발적인 자태를 보인다. 세속적 명품은 그저 여성들의 원색적 욕망을 받쳐주는 소모품에 불과하다.
작품에서 기하학적인 형태나 문양이 현대적인 감각으로 도드라지게 표현되는 건 인간의 다변적 욕망을 의미하기도 한다. 젊은 시절 패션회사에서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로 일한 경험과 패션을 평소 사랑하는 마음이 패션을 그리는 화가로 이끌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패션 유행 속에 숨어있는 여성의 은밀한 심리와 욕망을 표현하고 싶다."
성일권 문화평론가 역시 “그림에도 패션처럼 오뜨 꾸뛰르가 있다면 전현경의 작품이 그러할 것이다. 섬세하면서도 때로는 거침없는 붓의 터치로 재탄생한 모델은 마치 금세라도 캔버스 를 찢고 걸어 나올 듯 생동감 있어 보인다. 그의 그림에 나오는 여성들의 얼굴은 살짝 현실 을 비켜 간 듯, 초현실적 또는 탈 현실적이며 몽환적이다. 뭔가 욕망하는 강렬한 눈빛과 당당한 자태가 인상적이다.”라고 하며 그의 패셔너블한 작품의 높은 회화성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