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신뢰(信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국민의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18.3%이고 그중 정부를 믿는다고 밝힌 응답자는 10명 중 1명(10.5%) 뿐이었다. 특히 정치인에 대한 신뢰도는 압도적으로 낮았으며, 정치인을 믿는다고 밝힌 응답자는 3.1%에 그쳤다.
오늘 한자교실에서는 신뢰(信賴)를 파자로 알아보겠다.
‘信’자는 사람 인(人=亻), 말씀 언(言) 자의 조합이다.
‘言’자에는 두 번 생각하고 말을 하라는 뜻이 있다.
사람의 말은 믿을 수 있어야 하고 거짓이 없어야 한다는 뜻에서 ‘信’자는 ‘믿다’, ‘신뢰하다’, ‘신임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賴’자는 묶을 속(束), 칼 도(刀), 조개 패(貝)의 조합이다.
‘刀’자는 권력, 힘을 상징하고, ‘貝’자는 돈, 즉 재물을 뜻한다. 이 두 가지로부터 인간은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束] 뜻이 되고 그것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에 ‘賴’ 자에는 ‘힘입다’, ‘의지하다’의 뜻이 있다.
정치인을 믿는다고 밝힌 응답자가 3.1%에 그쳤다는 통계는 실로 충격적이다. 대통령을 믿지 못하고, 정부를 믿지 못하고, 공공기관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의미가 된다. 이점에 대해 정치인들의 대오각성(大悟覺醒)이 필요하고 대대적인 혁신이 사회 전반에 걸쳐 이루어져야 할 때라는 위험신호를 주고 있다.
[고정숙 한자교실] 신뢰(信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