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내일로 다가오는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

문정기
  • 입력 2023.04.15 14:28
  • 수정 2023.04.15 14: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년 전, 우린 304개의 별을 물에 빠트렸습니다.

내일이 세월호 참사 9주기가 된다.

잊지말자고 사람들이 추모하러들 모인다. 안산 화랑유원지 에서는 1,500명의 유가족과 시민등이 모여 사라진 아이들의 혼을 부르고 기억영상과 추모공연을 보며 기억하지 않아야할 추억을 기억해낸다. 잊지 않기 위해서이다. `죽은 친구의 영정앞에 절을 하는데 어떤 느낌을 가져야하나요.` 아이들이 묻는다.

세월호 사건 이래 줄곧 안전이 온 나라의 주요 이슈이다. 내가 오랜 연구자로서 다룬 안전은 보다 포괄적 개념을 갖는다. 환경오염은 물론 지나가는 자동차의 크락숀 소리도, 병원치료의 질병도 안전의 대상이다. 지진이나 태풍도 그러하다. 국방도 분명한 안전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모든 것은 안전에 귀착된다. 얼마 전 청와대의 고위관료인 NSC책임자가 자기는 안전과 상관없다고 말한 것은 그가 상명하복의 군인출신이기 때문이고 전쟁을 위한 전문직업인임에 기인한다고 본다. 이 점에서 그가 잘못된 게 아니고 기실은 대통령이 그를 잘못 쓴 것이다. 만의 하나라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하는 말이었다면 이는 두 사람 모두 다 잘못됨이다.

또 한 번쯤은 전문가의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한나카렌트는 악의 평범성에 대해 `무지라는 것은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다. 무지한 자는 일상 외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것이 악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평범한 악을 경계하며 깨어있는 양심을 통해 무지와 결별 해야만 한다. 그러나 바로 이런 무사유가, 인간 속에 존재하는 모든 악을 합친 것보다도 더 많은 파멸을 가져올 수 있다.`라고 하였다. 모르는 건 자랑이 아니다. 이유가 되지 않는다.

사람은 많은데 쓸 사람은 없고 입으로는 전문가인데 실제는 비전문가, 몰라서 속고 알고도 속고, 심지어는 비전문가가 전문가를 가르치는, 안다는 게 모른다는 것보다도 오히려 더 손해가 될지도 모르는 나라이다. 예로써 엘리베이터가 안전해야 한다고 행정안전부로 이관하거나 김치가 사람에게 안전한 식품이어야 한다고 식품의약청이 농림부에 그 관리를 넘기지 않거나, 치안감출신의 퇴직 경찰직이 안전이 자기영역이라고 안전기술부문의 공사 사장에 앉거나... 대표적으로 뒤집어진 얘기이다. 

이태원 사고도 어쩌면 그렇게도 세월호와 닮은 점이 많을까,

후진국형 사고에다 지금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고질적인 시스템의 문제가 고쳐지지 않았다. 살아야겠다. 목숨이 위중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안다. 내일 기억식 현장에 가지 못하는 속 터짐.. 글로 몇자 적어본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9년전 오늘, 우린 304개의 별을 물에 빠트렸습니다.

230415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