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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김홍관 시인
  • 입력 2023.04.14 07:58
  • 수정 2023.04.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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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나는 중력을 체험하고 있다.

 

아홉 시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믿었다.

손에는 접이 우산이 들려있다.

저녁나절에는 벚꽃잎이 바람에 날려 제멋대로 꽃비를 뿌리더니

아홉 시 귀갓길엔 고맙고 고마운 봄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고 길을 걷다가

빗소리가 고마워 우산을 거뒀다.

빗방울이 머리에 닿을 때마다 고맙다고 말을 걸었다.

봄철에 발생한 커다란 산불을 잠재워준 비님이 고마워서였다.

빗소리가 참 감미롭다.

 

모든 떨어지는 것들에는 중력이 작용한다.

내 탐욕도, 어리석은 마음도 중력에 의해 떨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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