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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 쓰는 감정] 고민하는 젊음, 아름다운 과정

이진성
  • 입력 2023.02.12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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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2.12. 01:33.

꿈이 있어서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 사람에게 꿈이 뭐냐고 물었다.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운동 관련 일을 할지, 시험을 볼지, 옷 관련한 일을 할지. 고민하는 모습에 나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성급한 편이라 직업을 정하는 데에 망설임이 없는 편이었지만,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고심하는 모습이, 나에겐 없는 모습이라 멋있었다.

 

고민의 흔적은 결과물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니 분명 좋은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고민한 흔적이 좋은 과정이다. 좋은 과정인지 알기 위해선 때론 과정이 즐거워야 한다. 나의 경우에, 어릴 때에 대학교를 다니면서 연극을 준비하던 시간들이 참 즐거웠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없었냐, 불안하지 않았냐 하고 묻는다면, 그 또한 있었지만 즐거웠다고 말하고 싶다. 밤새워 연기를 하고 작품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했던 시간들. 좋은 연기는 뭔지 좋은 배우는 뭔지 함께 이야기했었고 고민했다. 내 연기를 관객들이 어떻게 볼까, 우리 공연을 관객들이 어떻게 볼까. 나는 왜 이렇게 연기를 못하고 멍청한가. 배우를 하면 안 되는 걸까. 초보적인 질문과 답이 없는 질문과 아직도 찾지 못한 질문의 해답. 이렇게 말하면 학교공연은 아마추어리즘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열심히 했던 과정은 너무 행복했다.

 

기쁘고 뿌듯했다. 이런 추상적인 표현이나 직관적인 감정표현을 잘 쓰는 편은 아닌데 정말 순수하게 행복했다.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 아마도 지나고 난 일이라 더 그렇게 좋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 고민하는 젊음을 순수하다고 하는 것 말고 뭐라 할 수 있을까. 내가 내 연기에 대해 골머리 싸매고 있던 것처럼, '무엇을 직업으로 삼아야 하나. '고민하며 시도하는 젊음은 순수하다. 그 사려 깊은 고민의 과정이 좋은 결과를 만들 것이고 반드시 좋은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니 오늘의 고민을 기쁘게 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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