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시로 엮은, 내 시를 삶으로 엮은
3부, 한 스텝에 한 장발 휘날리며(2)
우리 보고
걔네들이라고
그럼 느네들은
개미집
오오, 문리대니 예대니 약대니 부르동들은
왜 그렇게 깔깔거리는지
스모르에 백구두에
꾀죄죄 시 나부랭이 좀 써보겠다고
대학물 한번 먹어보겠다고
우리 같은 노가리들 포천, 연천에서 올라와
잔디밭 노란 개나리 덤불 속 쑤셔박혔지
외롭고도 마냥 쪽팔리더라
청자 한 대 꿀리곤 신문지 뒤집어썼지
스물한두 살 초여름
파란 하늘에 흰 구름
천천히, 되도록 천천히 떠돌도록
햇빛에도 가는구나 햇살에도 취하는구나
가자꾸나 우리
찌그러질 대로 찌그러져 확확 꼴아 보자
벌건 대낮부터 흘레붙은 개들이여
연못시장 개미집 왕개미 아줌마여
구정물 한 세숫대야 쏟아붓고
서슬에 덜컹이는 유리문짝 밀어제치면
저 한물간 서라벌 황공들
삐걱거리는 나무의자 도라무깡 탁자마다
불콰히 고여 있었다, 펄럭이고 있었다, 쌍눔들
쉰 막걸리 양은 종재기마다 흔쳐 주던 찝찔한 소금
좋쉬다, 우리도 시와 흘레붙은 놈들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