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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13] 썩는 플라스틱, 생분해 플라스틱 & 바이오 플라스틱

정석균 전문 기자
  • 입력 2023.01.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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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하는 데 5초, 사용하는 데 5분, 분해되는 데… 500년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 불리는 플라스틱.
가볍고, 단단하고, 저렴하면서도 가공이 쉬운 플라스틱이 우리 생활에 주는 매력은 상상하는 이상이다.

플라스틱은 기계화, 자동화로 인해 생산하는데 단 5초가 걸린다. 이렇게 생산된 플라스틱은 대부분 한 번 사용하고 버린다. 그러면 썩는데 500년이 걸린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823만 톤에 달하고, 이 중 34%에 해당하는 281만 톤의 폐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못한 채 소각·매립되고 있다. 태평양 한가운데에는 인류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모여 한반도 7배 크기의 거대한 쓰레기 섬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토양과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오랜 기간 분해되지 않고 남아 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우리는 1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 사람의 혈액, 폐 등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기도 한다. [1]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2020년 발간한 ‘유럽 주요국의 탈플라스틱 정책 및 시사점’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연 생산량은 1950년 200만 톤에서 2015년 3억 8,000만 톤으로 190배 증가했다.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 중 재활용률은 10% 미만이고, 60% 이상이 자연에 폐기된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플라스틱 생산량 규모는 2035년 2배, 2050년 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전 세계적으로 제로웨이스트(Zero Waste)가 사회운동의 일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다. 이와 함께 ‘쓰레기를 완전히 없애는 것’을 목표로 세계 각국은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8년 「순환경제를 위한 유럽의 플라스틱 배출전략」(A European Strategy For Plastics in a Circular Economy)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영국은 2042년까지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다. 이탈리아는 2018년부터 모든 비닐봉투를 생분해성으로 전환하고 유료화했다. 네덜란드는 2050년까지 재활용이 가능한 원자재만 사용하는 완전한 순환경제 목표를 발표했다. [2]

​EU와 정책과 관련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플라스틱 대체제를 출시하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어디서나 구하기 쉬운 자재를 이용해 대체재를 개발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 사례

한국무역협회(KITA) 브뤼셀지부가 2019년 9월 시장조사 자료에 따르면 독일의 재활용률은 65%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다. 오스트리아가 63%, 한국이 59% 뒤를 잇는다. 미국의 경우 재활용률이 34.4% 불과하지만, 빠른 인식 변화와 정부 주도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3]

美 지방정부 중심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금지 조치 시행 [1]

​미국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비닐봉투와 스티로폼, 빨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금지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2015년 7월 대형 소매상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금지를 미국 최초로 시작했고 2019년 1월부터 패스트푸드점을 제외한 모든 식당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내 모든 음식점은 고객이 요청하는 경우에만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할 수 있다. 시애틀 내 식음료점에서는 2010년 스티로폼에서 2018년 빨대, 플라스틱 식기류 등으로 금지품목이 늘어났다. 뉴욕은 올해 1월 1일부터 「스티로폼 사용 금지 조례」(Local Law 142)를 시행하고 적발 시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외에도 플로리다, 뉴저지, 하와이 등이 일회용 플라스틱 비닐봉투나 빨대, 스티로폼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거나 통과시키는 등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EU, 단계별 일회용품 비닐봉투 사용규제 법안 마련 [1]

유럽연합(EU)은 2014년 11월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량을 4분의 3 이상 감축시키는 것에 합의했고 이듬해 4월 「비닐봉투 금지 법률」(Plastic Bags Directive)을 개정했다. 이후 2018년 일회용 비닐봉투 유료화, 2019년 인당 연간 90개에서 2025년 40개로 제한 등 단계별 일회용품 비닐봉투 사용규제 법안을 마련했다. 특히 2018년 1월 「순환경제를 위한 유럽의 플라스틱 배출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비율을 높기로 했다. 2018년 5월 EU 집행위원회는 시장출시 금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제한하는 지침을 제안하기도 했다. 

​유럽 내 국가별 재활용 정책도 눈에 띈다. 독일은 2019년 제조사, 수입업체 등 최초 포장재 유통자가 포장재를 적절하게 폐기 처분하는 데 책임지도록 조치를 내렸다. 2015년에는 「신순환경제법」(KrWG)를 발효해 폐지, 금속, 플라스틱, 유리, 음식물 쓰레기 등 가정용 폐기물 분리수거를 의무화했다. 

​프랑스는 재생 플라스틱이 아닌 플라스틱을 사용한 제품 생산자에게 환경 분담금을, 친환경 제품 생산자에게는 보너스를 부여해 제품의 소비자 가격에 차별을 두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 「순환경제를 위한 낭비금지법」(Loi anti-gaspillage)을 제정해 204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전면 금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벨기에는 생분해 또는 재활용 원료를 이용한 비닐봉투 생산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스페인은 「스페인 순환경제전략」을 근거로 플라스틱 사용 축소 정책을 추진 중이다. 

​스페인의 경우 2018년 「플라스틱 봉지 소비 억제에 대한 시행령」(Real Decreto 293)을 발표했고 단계별로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특히 스페인 농림수산식품환경부는 사용되는 플라스틱 봉지의 유입량을 감독하고 자국시장 내 플라스틱 봉지를 공급하는 제조업체와 수입업체를 관리하는 생산자 디렉토리를 운영하기로 했다. 

썩는 플라스틱, 자연에서 빠르게 분해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2018년 발표한 ‘미세플라스틱 관리 동향 및 정책 제언’에 따르면 해양생물이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면 장이나 소화기관 폐색 등이 발생한다. 산업계 역시 플라스틱을 지구환경을 위협하는 주된 쓰레기로 인식하고 자연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bio plastic)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4]

바이오 플라스틱이란?

기존 석유기반 플라스틱을 대체하여 재생가능한 자원이나 미생물·효소 등을 활용한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화이트 바이오’ 산업에 대한 연구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특정 환경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한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일정한 조건에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박테리아, 조류, 곰팡이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 부식토로 완전히 분해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옥수수 전분, 팜유 등 천연재료로 만들어 생산 과정에서 일반 플라스틱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60~80% 가량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반 플라스틱처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사용 후 퇴비화가 가능하고 소각과 매립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도 덜해 난분해성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주목받는 물질이다. [5]

​바이오 플라스틱의 핵심은 ‘지속가능한 순환형 재료생산’이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재료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이 사용된 후 버려지면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고, 다시 자연 상태로 돌아간다. 이후에는 다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반복된다. 학계에서는 이런 순환형 재료 생산 방식이 플라스틱에 따른 환경문제와 자원부족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것으로 본다. 

※ 생분해 고분자 vs 바이오 플라스틱

생분해 고분자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미생물에 의해 자연에서 분해되는 고분자이기 때문에 바이오플라스틱과 혼동해서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생분해성은 하나의 기능적인 특징이다. 대신 바이오플라스틱은 바이오원료에 기반한 고분자이며, 플라스틱 종류에 따라 일부는 생분해(PLA, PBS 등)가 되고, PPT와 같은 바이오 플라스틱은 생분해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종류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PLA, PHA, PLH 등 원료의 소재에 따라 다양하다.

​가장 널리 쓰이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PLA(Polylactic Acid). 옥수수, 카사바, 사탕수수 등을 발효시켜 얻는 ‘젖산’으로 만들어진다. PLA는 격렬한 운동을 할 때 당을 무산소상태로 분해하면서 생기며, 식품업에서는 감미체로 쓰이기도 한다. 인체에 흡수되어도 분해와 배출이 쉬워 수술용 봉합사나 보철재 등 의료용 플라스틱으로 활용되고 있다. 게다가 열과 공기를 투과하는 성능이 뛰어나 1회용 쓰레기 봉투, 쇼핑백, 식기류 등 생활 소비재와 포장재로도 쓰인다. 하지만 수분이나 가스를 잘 차단하지 못하고 열에 취약하다는 점, 그리고 유연성이 좋지 않다는 점이 PLA의 단점으로 꼽힌다. [5]

​PHA(Poly Hydroxyl Alkanoate)는 ‘미생물의 세포’로 만들어진다. 미생물을 배양해 발효 등의 과정을 거쳐 제조되기 때문에 생산 속도가 느리고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비싸 아직까지는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타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비해 구조와 물성을 조절할 수 있으며 특정한 공정을 거쳐야만 분해되는 다른 생분해 플라스틱들과는 달리, 바다에서 100% 생분해되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꼽힌다.

​PLH(Poly Lactate Hydracrylate)는 Latic acid와 3HP(3-Hydroxypropionic acid)를 결합시켜 만든다. 3HP는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과 비정제 글리세롤의 미생물 발효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 친환경 물질이다. 단일 소재로는 PP(Polypropylene) 등 합성수지와 동등한 기계적 물성 구현이 가능하고, 다른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비해 유연성이 뛰어나 가공 후에도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 PLH가 상용화된다면, 일반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5]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발간한 ‘유럽 플라스틱 대체재 스타트업 동향과 시사점’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은 2023년 글로벌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규모가 61억 달러(약 7조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6]

​미국의 글로벌 음료브랜드 코라콜라는 2009년 11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UN 기후변화협약’에서 처음으로 식물성 친환경 용기 PlantBottle을 소개했고 약 3년 후 2012년 시장에 선보였다. 플랜트보틀은 석유에서 추출되는 에틸렌글리콜(MEG) 대신 사탕수수를 사용했다. MEG는 기존 300ml 페트병의 30%를 차지하는데 플랜트보틀을 통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탄소배출의 감소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다. [7]

코카콜라는 2015년 밀라노 세계박람회에서 식물성 함유량을 30%에서 100%로 늘린 플랜트보틀을 공개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네덜란트 해양기술연구소 Ioniqa Technologies와 세계 최초로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로 코카콜라 병을 만들어 선보였다. 저품질의 해양 쓰레기를 고품질의 플라스틱으로 변신시킨 셈이다. 지중해 해변과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25%를 사용해 페트병 샘플 300개를 만들었다고 한다. 

코카콜라의 플랜트보틀(사진=코카콜라)
코카콜라의 플랜트보틀(사진=코카콜라)

미생물 이용한 바이오매스 전환 기술은 ‘무엇’?

​글로벌 스타트업 업계도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나섰다. 미국과 캐나다 기반의 스타트업 Origin Materials의 바이오 플라스틱은 폐목재와 펄프 등 100% 식물성 원료를 이용한 플라스틱 대체재다. 미생물을 이용해 폐목재와 같은 바이오매스를 페트(PET) 소재로 전환하는 Carbon-Negative PET 기술을 적용했다. 오리진 머티리얼스는 100% 바이오 PET 소재의 생수병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7]

​호주 스타트업 BioPak은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식품 용기를 제조하면서 호주 전역의 카페, 레스토랑 등 요식업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강지선 호주 멜버른무역관이 2019년 공개한 ‘호주인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바이오 플라스틱’에 따르면 바이오팍의 제품은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졌으며 전 제품 모두 재활용되거나 자연에서 분해된다. 바이오팍은 친환경 측면에서 사회공헌에 앞장선다. 수익의 7.5%를 환경단체나 커뮤니티에 기부한다. 기부금은 호주에 약 1만 그루의 나무를 심거나 뉴질랜드의 숲과 새를 보호하는데 사용된다. [8]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나선 국내 화학 업계

한국은 화학 업계를 중심으로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저탄소 정책에 발맞추고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플라스틱의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로 개발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9]

​SKC는 2008년 세계 최초로 ‘생분해 PLA 필름’을 상용화했다. 생분해 PLA 필름은 옥수수에서 추출된 바이오매스 성분으로 개발됐다.[9] 땅에 묻으면 약 14주 만에 유해성분 없이 생분해된다. 기존 종이 재질보다 물에 강하고 내구성이 우수하다. 투명성과 강도가 높고 인쇄하기도 좋다. 신선식품 포장용, 종이쇼핑백, 잡지 등 도서류 포장 등에 활용되기도 한다. 

SKC 친환경 생분해 필름을 포장재로 사용한 스타벅스 제품
SKC 친환경 생분해 필름을 포장재로 사용한 스타벅스 제품

SKC의 생분해 PLA 필름은 스타벅스의 식품포장재로 쓰인다. 2018년 10월부터 1년간 스타벅스의 바나나 포장재를 시작으로 케이크 보호비닐, 머핀, 샌드위치 포장재 등 생분해 PLA 필름의 적용 대상을 늘렸다. 지난해 3월부터는 신세계TV쇼핑의 아이스팩 포장재, 의류용 비닐에 생분해 PLA 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4월에는 PHA를 개발한 CJ제일제당과 손잡고 PLA와 PHA가 지닌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한 신규 친환경 생분해 포장재를 선보였다. PHA는 식물 성분으로 토양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생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전 세계 소수기업만이 만들 수 있다고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이 포장재를 ‘행복한콩 두부’ 묶음 제품용으로 사용하고 향후 적용 품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SKC와 CJ제일제당이 개발한 신규 생분해 포장재를 적용한 CJ제일제당의 행복한콩 두부제품(위)과 SKC 생분해 PLA필름 포장재를 적용한 제품
SKC와 CJ제일제당이 개발한 신규 생분해 포장재를 적용한 CJ제일제당의 행복한콩 두부제품(위)과 SKC 생분해 PLA필름 포장재를 적용한 제품

LG화학은 지난 2020년 ‘2050 탄소중립 성장’을 선언하면서 자원 선순환 및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발표했다.[9] 먼저 친환경 PCR(Post-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등 폐플라스틱 자원의 선순환을 위한 제품 개발을 통해 2024년까지 생분해성 고분자인 PBAT와 옥수수 성분의 PLA를 생산할 계획이다. 

​핀란드 바이오 디젤기업 네스테(Neste)와 ‘바이오 기반의 친환경 사업 및 관련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바이오 원료 기반의 폴리올레핀, 고흡수성수지,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카보네이트, 폴리염화비닐(PVC)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2012년 사탕수수에서 추출된 원료로 바이오페트(Bio-PET)를 생산∙판매했으며 2018년 PLA 컴파운드를 개발해 3D 프린터용 필라멘트와 유아용 식기 소재로 판매한 바 있다. 

식품∙유통업계에서 친환경 플라스틱 바람 ‘솔솔’

​식품∙유통업계는 옥수수, 콩, 사탕수수, 목재류 등 재생 가능한 식물 자원을 원료로 해 석유화학 소재를 대체하는 친환경 사업분야로 그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2014년 삼양사는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인 Isosorbide를 생산했다. 이소르비드는 옥수수로 만들어지는 100% 천연 바이오 물질이다. 옥수수에서 전분을 추출한 후 포도당, 솔비톨(sorbitol) 등의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이소소르비드를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은 내구성, 내열성, 투과성 등이 향상돼 전자제품 외장재, 스마트폰 액정필름, 자동차 내장재, 건축자재 등의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9]

​한편 CJ제일제당은 2016년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메타볼릭스(Metabolix) 핵심기술 인수, 2020년 인도네이사 파수루안(Pasuruan)에 바이오 공장 전용 생산 라인 구축 등 사업을 확대해 왔다. 현대EP와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바이오 소재 사업 다각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바이오플라스틱의 제조

​바이오플라스틱은 기존 플라스틱의 석유 대신 바이오원료(옥수수, 카사바, 볏짚, 목재, 해조류 등)를 사용한다. 미생물은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당을 소비하고 부산물인 케미컬을 배출하게 되죠. 이 케미컬을 활용하여 일반 고분자 제조공정과 유사하게 고분자 중합과정을 거쳐 바이오플라스틱이 제조된다.

석유기반 플라스틱과 바이오기반 플라스틱의 비교 [10]
석유기반 플라스틱과 바이오기반 플라스틱의 비교 [10]

바이오플라스틱은 석유기반 플라스틱이 적용되는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단, 아직까지 물성이 기존 석유기반 고분자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든 각종 제품들 (출처: www.natureworksllc.com)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만든 각종 제품들 (출처: www.natureworksllc.com)

바이오플라스틱은 제조방법에 따라 크게 아래와 같이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이오 플라스틱의 종류와 그 특징

Q. 바이오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높은가요? 석유기반 플라스틱을 능가할 수 있을까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유기반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규제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독일은 석유기반 플라스틱에 대한 재활용 비용을 부과한다. 이탈리아, 호주, 멕시코, 미국 등에서는 비생분해기반 비닐백(쓰레기봉투, 포장봉투 등)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은 주로 글로벌기업 등을 통해 사업화가 주로 이루어졌다. 바이오 플라스틱 중 대량으로 처음 시장에 나온 제품은 옥수수 기반 PLA다. PLA는 카길에서 10여년 전 상업화시켰으며, 현재 연간 14만톤 규모로 양산하고 있다. DuPont은 옥수수 기반 PTT를 90년대 말에 상업화했다. 주로 신축성 특성을 이용하여 카페트, 신축성 의류(데님바지 등) 등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 Bio-PET, Bio-PE, PBS 등 바이오플라스틱이 활발하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상업화된 바이오플라스틱의 바이오원료는 주로 식용작물(옥수수)이 사용이 되고 있다. 이는 곧 애그플레이션(농작물 가격 상승)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비난 받고 있다.

산자부, 「화이트 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 발표

이트 바이오 산업 경쟁력 확보 위해 민간투자 견인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단계적 도입 확대로 대규모 수익 창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밸류체인 강화할 방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 이하 산자부)는 2020.12.03 개최된 혁신성장전력회의를 통해 범부처 바이오 산업 혁신 TF에서 마련한 「화이트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을 확정했다.

최근 미국, EU(유럽연합) 등 국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 탄소저감 등을 위한 산업적 대안으로 바이오 플라스틱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화학산업의 소재를 식물이나 미생물, 효소 등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산업이다. 독일의 BASF와 미국의 Dupont 등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들은 바이오 기업과 협력해 전략적 기술제휴 등으로 산업 주도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의 참여도 활발하다. 

​국내는 SK, LG화학 등 석유화학 기업과 CJ제일제당 등 식품∙유통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국내 시장이 협소하고,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2, 3배 높은 가격 때문에 사업화 진전 속도가 더디다. 

​정부는 화이트 바이오 산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보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요 창출 지원, 규제 개선, 기반 구축 등으로 민간투자를 견인할 계획이다.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의 개발∙보급 확대 통한 순환경제 실현 ▲화이트바이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밸류체인 강화 ▲산업군 형성 위한 기반 구축으로 전략 마련 등에 힘쓸 예정이다.

​실증사업을 통해 개발-보급-확산의 효용성을 검증하고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단계적 도입 확대로 대규모 수요를 창출할 계획이다. 다중이용시설 등에 개발한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보급∙회수해 생분해성을 평가하는 실증사업 추진하기로 했다.

​다양한 응용기술 기반의 R&D 지원을 통한 산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합성생물학 등 바이오신기술 활용 균주개발 및 제품 고도화와 의료용∙화장품용 신소재 개발, 석유계 프리 천연 가소제 등 제품화 지원한다. 

​규제개선을 통한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기로 했다. 바이오기술과 화학공정기술 양 분야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인력 및 현장 생산인력 양성계획에도 나선다.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제품 개발이 많은 만큼 특허 창출 지원 및 판로개척 등 해외 수출 지원과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대상 시제품 생산, 시험 평가 등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사업화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플라스틱 사용 금지 확산에 ‘재활용’ 新시장 주목

2018년 6월 UN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에 대해 금지하거나 과세조치를 해야 한다고 각국 정부에 권고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플라스틱 사용 금지 조치에 따라 ‘재활용’(Recycle) 산업을 새로운 시장으로 바라보고 이에 대적극 대응하고 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기업의 존폐를 가르는 핵심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보호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소비패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김지윤 미국 디트로이트무역관이 2019년 보고한 ‘친환경을 넘은 필(必)환경시대! ‘제로웨이스트’ 열풍’에 따르면 글로벌 재활용 시장이 2017년 2,649억 달러(약 322조 원)에서 2024년 3,767억 달러(약 457조 원)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

​해외 스타트업 업계는 ‘재활용’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 스타트업 리비리(Liviri)는 2015년 택배포장재를 줄이기 위해 ‘리비리 박스’를 개발했다. 이 박스는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 택배상자로 신선식품과 음식배달에 활용할 수 있다. 튼튼한 내구성을 가진 택배상자와 택배회사의 수거 시스템을 결합시킨 서비스다. 먼저 택배를 받은 고객은 택배상자에 들어있는 음식을 꺼낸 뒤 자신의 주소가 적힌 스티커를 뗀다. 그리고 반송주소가 적힌 스티커를 다시 붙여 집 앞에 내놓기만 하면 된다. 이후 미국 배달업체 페덱스(FedEx)가 택배 상자를 다시 수거해 간다. 최대 75회 재사용이 가능하다. [14]

​주 스타트업 업계도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 개발에 나섰다. 제로코(Zero Co)는 주방세제, 세탁세제 등을 넣을 수 있는 용기를 제작한다. 한 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닌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다. 제품을 다 사용한 사용자가 회사로 용기를 보내면 세척 후 세제를 채운 뒤 다시 판매하는 방식이다. 제로코가 제작한 용기의 주재료는 바다와 매립지에서 확보한 플라스틱 쓰레기다. 앞서 2019년 12월 제로코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자바해(Java Sea)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6t을 확보해 재활용 플라스틱 용기로 제작했다.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는 생활용수, 팜유 프리(palm oil free), 식물성 기반으로 친환경적이다. 마이크 스미스(Mike Smith) 대표는 “호주 내 2만 가정이 제로코의 재활용 용기를 사용한다면 12개월 안에 약 100만 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이 바다와 매립지에 버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14]

제로코가 제작한 용기의 주재료는 바다와 매립지에서 확보한 플라스틱 쓰레기다(사진=제로코)
제로코가 제작한 용기의 주재료는 바다와 매립지에서 확보한 플라스틱 쓰레기다(사진=제로코)

유럽 내 순환경제 확산∙∙∙플라스틱 사용↓재활용↑

​유럽도 순환경제(Circular Economy)가 확산되면서 플라스틱의 사용은 줄이고 재활용 비율은 높이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스타트업 컵클럽(CupClub)은 재사용이 가능한 컵을 직접 세척해 각 점포로 배달하고 다시 수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컵의 겉 모습은 흔히 카페에서 볼 수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컵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재활용이 가능한 폴리프로필렌(PP), 컵 뚜껑은 폴리에틸렌(PE)으로 만들어졌다. 바닥에는 RFID(무선주파수를 이용해 데이터를 읽어내는 인식시스템) 칩이 내장돼 있어 컵의 위치추적이 가능하다. 소비자가 사용한 컵을 매장 밖에 설치된 전용 수거함이나 컵클럽 회원으로 가입한 다른 카페에 반납하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수거된 컵은 전문 세척 시설로 옮겨 일괄적으로 세척된 후 매일 아침 서비스를 신청한 매장으로 다시 배달된다. 컵은 평균 132회 사용할 수 있으며 이후 100% 재활용된다. [14]

핀란드에서는 재활용 가능한 택배 포장재 리팩(RePack)이 주목을 받고 있다. 내구성이 강한 PP 소재로 20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하다. 

리팩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배송옵션을 ‘리팩’으로

​[참고자료]

  1. 脫플라스틱 정책 잇따라∙∙∙각국의 정책 현황은?, 스타트업 투데이 김석진 기자, 2020.12.15

  2. 『유럽 주요국의 탈플라스틱 정책 및 시사점』, KOTRA 2021.10.12

  3. 프랑스, 폐기물 배출 규제 및 재활용 확대 법안 추진, 한국무역협회 2019.09.25

  4. 『미세플라스틱 관리 동향 및 정책 제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2018

  5. ‘썩는 플라스틱’을 아시나요?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3HP, GS칼텍스 미디어허브

  6. 유럽 플라스틱 대체재 스타트업 동향과 시사점, 한국무역협회 2019.04.16

  7. 플라스틱이 썩는다” 바이오 플라스틱, 자연에서 100% 생분해, 스타트업 투데이 김석진 기자, 2021.12.01

  8. 호주인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바이오 플라스틱, KOTRA 멜버른 무역관

  9.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나선 화학 업계∙∙‘환경오염 주범’ 오명 벗나?, 스타트업 투데이 김석진 기자, 2021.12.28

  10. 친환경 바이오매스 이야기 – 원료부터 남다른 바이오플라스틱, GS칼텍스 미디어허브

  11. 산자부, 「화이트 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 발표∙∙∙바이오 플라스틱 개발∙보급 나선다, 스타트업 투데이 염현주 기자, 2020. 12. 03

  12. 친환경을 넘은 필(必)환경시대! ‘제로웨이스트’ 열풍,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2019-11-15

  13. 바이오플라스틱의 주원료가 옥수수? 남다른 가능성 바이오 플라스틱!, GS칼텍스 미디어허브

  14. 플라스틱 사용 금지 확산에 ‘재활용’ 新시장 주목, 스타트업 투데이 김석진 기자, 2020.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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