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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사례 8] 유니레버, ESG를 브랜드 차별화 기회로

정석균 전문 기자
  • 입력 2022.12.28 10:32
  • 수정 2023.01.1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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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환경적 변화에 명확한 행동의 중요성 강조
2039년까지 순배출 제로 목표 계획, 운영 전반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
2008년 이후 생산 제품 톤 당 처리하는 폐기물 96% 축소 성과

유니레버(영국)는 글로벌 소비자 브랜드 회사.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지만 도브, 럭스, 바셀린, 립톤 등의 널리 알려진 브랜드로 생활용품을 공급한다. 유니레버는 비누를 제조하는 영국의 레버 브라더스와 마가린을 생산하는 네덜란드의 마가린 유니가 합병하며 설립된 회사이다. ​

유니레버는 2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장수 회사. 2019년 기준 510억유로(약 70조원)의 매출과 172,000명의 임직원, 전세계 2,500만개의 판매점과 연결되어 있는 글로벌 거대 기업이다. 

‘유니레버’는 지속가능경영전략으로 ‘장기적인 성장과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내세우고 있다. 이 말은 유니레버가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지속가능경영을 진행한다는 뜻이다. ESG 경영을 내세운 유니레버는 홈페이지에 ‘지구와 사회’라는 카테고리를 따로 두고,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환경적 변화에 대해 보다 명확한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SG 경영의 모범기업으로 꼽히고 있지만 최근 ESG 관련하여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유니레버는 2010년부터 지속가능성과 성공적인 경영 성과를 연계시켜 왔다. 사진=유니레버
유니레버는 2010년부터 지속가능성과 성공적인 경영 성과를 연계시켜 왔다. 사진=유니레버

USLP 비전체계의 통합 : 비즈니스 전략 + 지속가능경영 전략

유니레버는 2000년 초 경쟁사인 P&G에 1위 자리를 내주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위기에 빠진 유니레버는 2009년 P&G 출신 파울 폴만을 최고경영자(CEO)를 스카우트했다. 2019년까지 유니레버 CEO를 맡은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경영은 하나’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혁신에 나서 판을 뒤집는 데 성공했다.

​폴 폰만은 2010년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체계와 지속가능경영 전략체계를 통합한 유니레버의 새로운 비전 & 전략체계인 USLP(Unilever Sustainable Living Plan)를 발표했다. (ULSP에서는 ESG란 말을 사용하지 않고 CSR 또는 Sustainability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한다.) 이후 매년 업그레이드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2020년 유니레버의 연례보고서를 보면 USLP가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체와 연결된 각각의 이해관계자별로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1]

​유니레버는 이사회부터 실무 조직, 본사부터 지역사업장까지 통합적인 환경 전략을 운용하고 있다. 10년 단위로 USLP을 설정하고, ‘유니레버 Compass’라는 이름으로 통합적인 지속가능 전략 패키지를 만들었다. 이 전략 패키지는 제품 개발부터 인사관리·홍보까지 모든 과정에 적용된다.

​유니레버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가 유니레버 컴파스 계획을 수립하면, 경영진이 목표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세우고, 생산을 담당하는 실무진이 이를 구현한다. 글로벌 지속가능 전담팀은 경영진과 실무진 사이에서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한다. 일방적인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인적 구성의 공유를 통해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구조를 만든 것이다. [2]

​환경문제에 대한 전문성 제고를 위해 탄소중립위원회(Carbon Neutral Board), 통계팀(Metrics Team), 환경안전센터(Safety & Environmental Assurance Centre), 지속가능패키지위원회, 지속가능자원조달그룹을 만들었다. 기존 사업 및 조직 구성으로부터 자유로운 전문가 그룹을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환경 이슈는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음을 고려할 때 팀을 넘나드는 전문가 그룹은 부서 간 협업과 소통을 촉진한다. 수직·수평적 구획을 넘어 운용되는 환경 전략은 유니레버를 누구나 손꼽는 친환경 기업으로 만들었다. [2]

​최근 ESG경영이나 환경경영에 대한 요구가 가속화하면서 많은 기업이 톱다운 방식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그 하위 부서에서 경영 세부 목표를 설정한 뒤 시행에 옮긴다. 이 과정에서 환경관리를 실무적으로 담당하는 전기·안전관리·환경부하 및 배출권 관리팀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아 실행 단계에서 목표를 재조정하거나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ESG 전담팀을 설치하거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다. 환경 전략을 잘 세우려면 장기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한데 그만큼의 권한과 자원이 전담팀에 주어지지 않는다. 환경 전략을 짜는 데 재무·환경·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인력이 필요하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을 위한 과학 분야 전문성 또한 요구된다. 전담팀이 장기적으로 전사적 관점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면 기업이 통합적인 환경 전략을 운용하기 쉽지 않다. [2]

2039년 넷제로 배출 달성 목표 ( 2020년 6월 발표)

다국적 생활용품 기업인 유니레버는 ESG 경영을 모범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탄소중립 목표를 파리기후협정에서 마련한 기한인 2050년보다 11년 빨리 설정해 2039년까지 넷제로 달성 목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세탁 세제 용기를 개발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치약 튜브 발명 등은 물론이고 산림 벌채, 수질 보존 문제까지 다양한 부분에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정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20억 유로(2조6696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3]

2039년까지 모든 제품에서 넷제로 배출 달성. 유니레버는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파트너와 공동으로 협력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추고, 자체 과학 기반 목표를 설정하고, 약속한 공급업체와의 파트너십을 우선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1. 2023년까지 산림 벌채 없는 공급망 달성. 위성모니터링, 지리위치추적, 블록체인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추적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자연 재생을 돕기 위해 합법적인 토지 권리확보, 금융 및 금융 포용에 대한 접근성, 복원 관행의 개발을 포함한 이니셔티브로 농장 환경을 보호하고 재생하는 데 전념하는 새로운 세대의 농부들과 소작농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게 된다.

  2. 수질 보존 관행 개선. 2030년까지 100개 지역에서 지역 사회를 위한 수자원 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며, 2030 수자원 그룹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또 2030년까지 제품 제형을 생분해성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니레버는 2010년부터 지속가능성과 성공적인 경영성과를 연계시켜 지속가능한 삶의 계획이라는 USLP (Unilever Sustainable Living Plan)에 착수했다. 이는 유니레버가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ESG 경영을 지속해 왔으며, 지속가능성 책무를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50% 감축

유니레버는 2021년 6월 회사의 5만6000개에 달하는 공급 업체와 함께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공급 업체들에는 진행 상황을 공개적으로 보고하는 동시에 배출량과 발자국 데이터를 공유할 것을 제시했다. 

​아울러 유니레버는 자재 유형별로 대부분의 배기가스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파악하고, 이 정보를 사용해 회사 업스트림 Scope3, 기후발자국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300개 공급업체를 식별했다. 업스트림은 공급사슬에서 소재의 생산, 공급사와의 협력 등 기업 차원에서 일어나고 관리할 수 있는 공급자 중심 항목을 뜻한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혁신기술 개발

◆2030년까지 청소 및 세탁 제품 화석 연료 제거 

유니레버는 2030년까지 청소 및 세탁 제품에서 화석 연료를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발표했다. 원료생산 및 포장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글로벌 브랜드 규모의 포장 및 제품 제형에 순환 경제 원칙을 포함시켜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부분의 청소 및 세탁 제품에는 화석 연료 공급 원료로 만들어진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여기에 사용되는 화학 물질은 전체 수명 주기에 걸쳐 탄소 발자국의 거의 절반(46%)을 차지한다. 이니셔티브를 통해 제품 제형의 탄소 발자국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

◆건강한 식단을 위한 ‘퓨처 푸즈’ 프로그램 시행

유니레버는 사람들이 더 건강한 식단으로 전환하도록 돕고 글로벌 식품 사슬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Future Foods'를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7년 이내에 식물 기반 육류와 유제품 대체품으로 연간 10억 유로(1조3348조)의 새로운 매출을 올일 계획이다. 

또한 2025년까지 공장에서 매장까지 직접 글로벌 운영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는 목표를 가속화하고, 전 세계적으로 포지티브 영양(positive nutrition 건강에 좋은 음식)을 공급하는 제품의 수를 두 배로 늘리고, 식품 전반에 걸쳐 칼로리, 소금, 설탕 수준을 낮추는 것을 포함한다. [3]

◆치약 튜브를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포장으로 대체

유니레버는 2025년까지 전체 치약 포트폴리오를 재활용 가능한 튜브로 전환할 계획을 발표했다. 재사용, 재활용 또는 퇴비화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플라스틱 포장으로 100% 만들고, 판매되는 것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 포장을 수집하고 처리하는 것을 돕겠다는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중 하나인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만들어진 물질로 대체하게 된다. 200미크론인 이 소재는 치약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얇은 플라스틱 재료가 될 것이기 때문에 튜브당 필요한 플라스틱의 양도 줄어들게 된다.

또한 2022년까지 브랜드의 재활용 튜브에 더 많은 post-consumer recycled PCR 플라스틱을 도입할 계획이다. PCR 플라스틱은 최종 소비자가 사용한 후 버린 플라스틱 제품을 선별, 수거, 분리해 파쇄한 후 재가공한 원료를 컴파운딩 공정을 통해 새로운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3]

◆종이 기반 세탁 세제 병 출시 

유니레버는 세탁 브랜드 OMO를 통해 종이 기반 세탁 세제 병을 개발했다. 브라질에 처음으로 출시된 이후 유럽에도 출시된다. 또한 종이로 만든 헤어 케어 병을 만드는 동일한 기술을 시험하고 있는 중이다. 

이 병들을 위한 새로운 종이 기반 기술은 펄펙스(Pulpex) 컨소시엄과 협력해 개발됐다. 펄펙스는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산림의 100% 재생 가능한 사료 원료를 이용해 목재 펄프로 병을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3]

유니레버의 종이 기반 세탁 세제 병
유니레버의 종이 기반 세탁 세제 병

지구를 건강하게, 자연보호와 재생

자연 보호 활동도 다각도로 진행 중이다. 팜유, 종이와 판지, 차, 콩, 코코아 등의 생산지에서 삼림벌채를 하지 않으면서, 최첨단 농업 기술을 도입해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물 사용을 줄이고, 동물 복지와 관련한 시스템도 따로 구축 중이다. 삼림 벌채 제로 등의 기후 및 자연 목표 해결을 위해 유니레버가 투자한 기금은 10억 유로에 달한다.

​인간의 활동이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해야 할 폐기물을 산더미처럼 만든다고 보고 있다. 유니레버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10년 이상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08년 이후 생산 제품 톤 당 처리하는 폐기물의 양을 96% 줄였다. 운영 폐기물의 97%는 재활용 되거나 재사용, 회수하고 있으며, 2016년에 이미 전 세계 70개 나라에 있는 400개의 유니레버 사업장에서 매립 폐기물 제로를 달성했다. [5]

유니레버는 2008년 이후 생산 제품 톤 당 처리하는 폐기물의 양을 96% 줄였다. 사진=유니레버
유니레버는 2008년 이후 생산 제품 톤 당 처리하는 폐기물의 양을 96% 줄였다. 사진=유니레버

◆기술혁신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

ESG 경영(CSR 포함)에서 말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자선사업이나 캠페인이 아니다. 하지만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유니레버는 베트남의 물 부족 문제의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물 절약형 헹굼 세제인 '콤포트 원 린스'를 출시했다. 물 낭비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공익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세계 아동 손 씻기 캠페인은 유니레버의 대표적 ESG 활동이다. 손만 자주 씻어도 질병으로 사망하는 아이들을 줄일 수 있다는 이 캠페인으로 유니레버는 ‘개념 있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 결과 유니레버는 2016년 기준 베트남 헹굼 세제 시장의 40%를 점유하며 라이벌 P&G를 따돌리고 1위 자리를 고수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의 성공은 인도와 태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인근 국가로도 확산되고 신제품 판매를 확대시켜 줌으로써 이 지역의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3]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기술혁신이다. 유니레버는 손 씻기 캠페인을 제품 연구개발(R&D)을 통해 비즈니스로 연결했다. 위생을 고려하면 흐르는 물에 30초는 씻어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30초는 너무 길뿐더러 물 낭비도 심하다는 문제를 혁신의 출발로 삼았다. 유니레버는 10초 만에 세균 99.9%를 제거하는 비누를 개발해 아동의 건강과 회사 수익을 동시에 거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비즈니스와 연계한 유니레버의 전략은 깨끗한 물 마시기 캠페인과 정수 필터 개발, 친환경 캠페인과 물 절약 헹굼 세제 개발 등 다양한 조합으로 전개됐다. [6]

공정하고 포용력 있는 비즈니스

다양성과 포용성도 유니레버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 요소로 다뤄지고 있다. 유니레버의 여성 경영진은 2010년 38%에 불과했지만 지속 가능한 생활 계획을 통해 2019년에는 50:50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이는 비즈니스의 성 균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16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식품과 음료 마케팅 중단

유니레버는 16세 미만 어린이들에 대한 식품과 음료 마케팅을 중단했다. 어린이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정책이다. 이 정책 이전에도 유니레버는 기존 미디어에서 12세 이하, 그리고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 13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 식품과 다과를 홍보하거나 광고하지 않았다. 또 16세 미만의 어린이에 대한 데이터 수집 저장 금지, 16세 미만 인플루언서 연예인 또는 소셜 미디어 스타 사용 금지, 16세 미만 어린이에게 광고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3]

유니레버는 16세 미만에 미디어 마케팅 제한을 두기로 했다. 사진=유니레버
유니레버는 16세 미만에 미디어 마케팅 제한을 두기로 했다. 사진=유니레버

◆ 인종차별 금지 및 소수자 보호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소외된 인종과 민족 등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0년에는 인종 평등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신설했으며, 2025년까지는 직원의 5%를 장애인으로 고용한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경영진 전반에 걸쳐 성별 균형을 증진하고자 노력한 결과 여성 경영진은 2010년 38%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50%라는 목표에 달성했다. 유니레버는 2025년까지 소외 계층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공급업체를 통해 연간 20억 유로(2조 6696억원)를 지출하겠다고 밝혔다. [3]

2025년까지는 직원의 5%를 장애인으로 고용한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이러한 평등과 형평성 유지를 위해 회사는 올해부터 연간 20억 유로를 지출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2020년에 비해 무려 7배나 증가한 수치다.

◆가치 사슬 전반에 다양성 포용성 가속화

2030년까지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모든 이들이 최저임금이나 최저생계비를 벌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에 직원들에게 최저임금 이상으로 월급을 지불하고 있으며, 내부 인력 외의 사람들에게도 이 원칙을 지키고 있다. 

특히, 제조업과 농업 분야에 종사하는 가장 취약한 근로자들을 위해 공급업체, 여타 기업, 정부 및 NGO와 협력해 시스템 차원의 변화를 조성하고 전 세계적으로 생활 임금 관행의 채택을 장려하고 있다. 동시에 2025년까지 소매 가치 사슬에 얽혀 있는 5백만 중소기업이 인력, 금융, 기술에 접근해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

‘ESG 모범기업’ 유니레버에 ESG가 걸림돌 된 이유

2021년 ESG 선도적 기업으로 손 꼽혀온 유니레버가 립톤(Lipton)을 비롯한 차(茶)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케냐 농장 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불거져 난처한 입장이 됐다. (파이낸셜타임스 2021.06.15) ESG 분야에서 ‘교과서’로 통하는 글로벌 대기업이 윤리적 문제로 난항을 겪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8]

​세계 최대 차 생산업체이자 다국적 생활용품 기업인 유니레버는 올해 초 립톤과 피지팁스(PG Tips), 브룩본드(Brooke Bond) 브랜드를 보유한 차 사업부문을 분사해 에카테라를 독립 신설했다. 최근 10년 간 차 사업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을 고려한 전략이었다. 에카테라의 연 매출은 20억유로(약 2조6700억 원)이며 시장가치는 최대 50억 파운드(약 7조9000억 원)로 평가 받는다. 매각을 위한 입찰에는 애드번트와 칼라일, CVC 등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7]

​유니레버는 케냐, 탄자이나, 르완다에 대규모 차 재배지를 운영하고 있었다. 2007년 케냐 케리코카운티에 위치한 8900헥타르의 농장에서 인종 갈등으로 촉발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 폭력 사태로 7명이 숨지고 56명의 여성이 성폭행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농장 공격 사태 이후 6개월 간 임금을 받지 못했고, 이후 농장에 복귀한 노동자에게도 약 한 달치 임금인 80파운드만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니레버는 앞서 재정적 보상과 파손된 기물 복구, 병원 치료 및 상담 지원 등 ‘의미 있는 보상’을 했다고 밝혔다.

​농장 노동자 등 피해자들은 유니레버 본사가 위치한 영국 런던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유니레버가 이들에게 적절한 보상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는 주장이다. 노동자들은 2018년 패소했다. 유니레버가 케냐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다는 것을 원고가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 가운데 218명의 피해자는 2020년 유엔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파이넨셜타임지는 “외딴 지역에 농장을 세우고 타지에서 노동자의 가족들을 데려오는 유니레버의 모델은 영국 식민지 모델을 답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문제는 M&A 과정에서 에카테라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냥꾼들(입찰자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에스테라의 몸값을 낮추기 위해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질 것이다. [7]

​[참고문헌]

  1. Balanced CSR & ESG ESG 사례, 지속가능경영의 실천 (4)-유니레버

  2. 신동아 2021.09.08 뒤처지는 韓 기업 ESG 전략…“구글·유니레버를 배워라”

  3. 한스경제 2022.06.08 유니레버, ESG 경영의 정도를 보여주는 다국적 생활용품 기업

  4. 동아일보 2022-01-21 ‘착한 기업 콤플렉스’ 벗어나 ESG를 브랜드 차별화 기회로

  5. 브런치 2021.05.11 유니레버, 지구를 지키는 기업이 되겠다!

  6. ESG경제 2021.09.29 지구와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기업 '유니레버'

  7. 조선일보 2021.11.17 ‘ESG 모범기업’ 유니레버에 ESG가 걸림돌 된 이유

  8. 한국경제 2021.11.16 'ESG 모범생'이라던 유니레버, 홍차 매각하는데 ESG가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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