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ESG사례 4] 네슬레, 프로세스 혁신과 공정무역 추구

정석균 전문 기자
  • 입력 2022.12.27 12:18
  • 수정 2023.01.10 08:3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슬레(스위스)는 설립된 지 150년이 넘었고, 직원만 27만 3천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식품회사인 네슬레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 넷제로를 약속했다. 네슬레는 세계 189개 국에 진출, 2020년 기준 포츈500대 기업 중 82위에 선정되었다.

네슬레의 웹사이트에 의하면 회사의 목표를 "단순 제품의 맛과 영양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가치 사슬에 의거하여 친환경 지속 가능경영을 운영하는 것이다. 친환경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생명주기평가를 기반으로 한 접근법을 도입하였다"고 말한다. [1]

네슬레는 1970년대 아프리카 분유시장에서 ‘유아 사망’ 원인을 조장했다는 악명을 뒤집어썼다. 분유를 유아에게 제공할 때 끓인 물과 소독한 젖병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아프리카 어머니들이 세균이 들어있는 물에 판촉용 공짜 분유를 타 먹이면서 유아 사망률이 높아졌다. 네슬레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네슬레의 행동을 문제 삼았던 것이다.[3]

​또 2008년 중국 합작사에서 불거진 멜라민 분유 파동, 2010년 인도네시아 등 어린이 노동력 착취 문제가 얽힌 그린피스와의 팜오일 분쟁, 2015년 인도인이 애용하는 ‘매기 누들’서 허용치 7배 이상 납 검출, 아프리카 노예와 아동 착취 문제가 연루된 카카오 플랜테이션 등을 겪었다.[4]

​2016년 울프 마크 슈나이더가 CEO로 취임하면서 세계 최초로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 개념을 도입하는 등 ESG 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네스퀵, 킷캣 등 주요 브랜드 제품군에서 당류를 2000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축했다. 판매 제품 중 45%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일일 당 섭취 기준(칼로리의 5% 이내)을 만족시키고 있다. 네슬레 코코아플랜으로 코코아 농장 농부들의 생계를 향상시키고 제품의 품질도 높이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배포한 묘목은 2018년까지 1456만그루에 달한다. 일련의 활동으로 네슬레는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주가는 100스위스프랑을 넘나들며 10년 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높다. [5]

울프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CEO -  블룸버그
울프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CEO - 블룸버그

네슬레의 대표적인 ESG 정책과 목표는 다음과 같다. [6]

  • 참치 대체 제품 출시하며 식물 기반 대체 시장 진출

  • 포지티브 워터 이니셔티브에 1억3000만 달러 투자

  • 위성 서비스 사용해 공급망 산림 벌채 모니터링

  • 2025년까지 포장재 100% 재활용하고 플라스틱 사용 3분의 1로 축소

  •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 목표

  • 아동 노동 해결하기 위해 코코아 농가에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

생물 다양성 보호

네슬레는 참치 대체 제품을 출시하며 식물 기반 대체 시장에 진출했다. 참치 남획을 줄이고 해양의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다. 해산물 남획은 어종과 더 넓은 생태계 모두에 심각한 해양 지속 가능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해양 포식자인 참치가 고갈되면 먹이 종의 개체수가 확장돼 먹이 사슬과 해양 환경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새로운 참치 대체 제품은 식물성 성분을 조합해 만들었다. 친환경적인 식물성 단백질이 풍부하며 인공 색소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하고 있다. 이는 9개월 만에 개발됐다. 네슬레는 “이는 혁신 강점과 식품과 영양 분야에서 네슬레가 가진 뛰어난 역량과 전문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평가했다. [6]

​네슬레는 버거, 소시지, 치킨, 베이커 등 고기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맛있는 대체육 및새로운 식물 기반 유제품 대체품도 만들고 있다.

네스카페 플랜(Nescafe Plan), 커피농가와 네슬레의 상생 추구

커피는 석유 다음으로 가장 교역량이 많은 물품이다. 네슬레는 전 세계 커피 교역량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커피를 구매하고 있고, 네스카페, 네스프레소, 돌체구스토 등 커피 브랜드를 통해 많은 매출을 올렸다. 

​커피는 불공정무역으로 비난 받는 대표적인 물품의 하나다. 커피 한 잔 가격이 4,000원이라면 농부에게 돌아가는 돈은 30원에 불과하다. 커피 수확은 커피농장 노동자들의 노동 착취에 의해 이루어진다.

네슬레는 2010년부터 네스카페 플랜의 일환으로 'Farmers Business School' 프로그램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지난 10년간 90만 명 이상의 영세 커피 재배자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농업 기술을 전수받았다. 

약 2억 3,500만 그루의 커피 묘목을 농가에 보급해 원두 공급의 양적 및 질적 향상을 이루기도 했다. 지속가능 기준을 충족하는 원두를 커피 농가로부터 직접 수매해 농가에 안정적인 소득을 가져다줬으며, 나아가 좋은 품질의 원두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2]

초콜릿으로 파괴되는 열대우림을 지켜라

초콜릿의 주재료는 코코아. 주로 열대우림을 벌목하고 카카오를 경작한다. 1960년대 이후 코트디부아르 열대우림 80% 이상이 사라졌다. 이에 네슬레를 비롯한 주요 초콜릿 생산 기업들은 산림파괴 방지 및 산림복원을 위한 CFI(Cocoa and Forests Initiative)에 동참하기로 서명했으며, 네슬레는 Cocoa Plan 시스템을 도입했다. [7]

출처 : Nestle
출처 : Nestle

코트디부아르는 전 세계 코코아의 40%를 생산하며 인접 국가인 가나는 약 30%를 생산한다. 빈곤에 시달리는 이곳 국민들에게 코코아는 주 수입원 중 하나이기 때문에, 단순히 열대우림 복원을 위해 농장을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네슬레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 위치한 85,000여개 코코아 농장의 지도를 그리고, 코코아 농가에 42만 개의 임목 종자를 배포해 코코아와 함께 심어 산림을 복원하도록 독려했다. 또한 고품질의 코코아 모종을 공급해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농장에 필요한 땅을 최소화했다. 네슬레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서아프리카 지역의 산림 파괴를 방지하는 동시에 농가의 이익을 증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8]

재활용 포장지와 재활용 패트병에 대한 투자

네슬레는 2025년까지 포장재를 100% 재활용, 재사용하고 그 때까지 천연 플라스틱 사용을 3분의 1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네슬레는 2020년 1월 버진 플라스틱(화석연료 플라스틱) 포장에서 식품 등급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전환하고 기타 지속 가능한 포장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최대 20억 스위스 프랑(21억 달러)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네슬레는 클로즈드 루프 파트너스의 사모펀드에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버진 플라스틱에서 식품 등급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으로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다. 지난해 6월에는 생명공학 솔루션 회사인 Carbio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생분해가 가능한 최초의 식품 등급의 페트병 생산을 발표했다. [6]

​제품의 유통과 보관에 필수적인 포장재는 주요 탄소 배출원 중 하나다. 저탄소 포장재를 사용하여 재활용이 쉽게 디자인해야 한다.

​네슬레는 물류 부문도 화석연료 감축을 지향한다. 배기가스 저배출 또는 무배출 운송수단으로 전환할 것이다. 새로운 유형의 차량을 개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차량의 동력을 제공하는 인프라는 중요한 문제다. 특히 아시아나 아프리카와 같은 개발도상국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네슬레의 탄소발자국 70% 이상이 농업 공급망에서 나온다. [2]

더 나은 물 관리와 인프라를 지원

슬레 워터스(생수사업부)는 포지티브 워터 전략을 지향한다. 사용한 물의 양보다 더 많이 보충하겠다는 의미다.

48개 현장에서 100개 이상의 새로운 프로젝트에 1억3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하천 복원 및 재건 프로젝트와 도시 상수도 공급을 위한 수처리, 여과 및 파이프라인 인프라 제공에 나선다.

포리스트 포지티브 전략 도출...숲 복원·번창 목표

네슬레는 Forest Positive 전략을 추진 중이다. 생산 중인 8,000개 제품의 원재료들이 산림 훼손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조사했다. 원재료 공급자들과 협의하여 산림벌채를 중단했다. 네슬레는 올해까지 팜유, 설탕, 콩, 육류, 펄프 그리고 종이 공급망에서 산림 벌채를 중단하는 것을 포함한 현재의 산림 보호 계획을 넘어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위성 서비스인 스탈링 데이터를 사용해 공급망의 산림 벌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6]

​네슬레 미국 지역 책임자 로렌 프릭스는 “네슬레는 위성 데이터의 사용 증가와 더불어 공급 업체와 산림 보존과 복원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에 공동 투자하거나, 비용을 지불하는 등 공급 업체 관계까지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

네슬레는 2020년 12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기후 이니셔티브는 토양 건강 개선과 다양한 생태계 유지 및 복원 등 재생 농업 발전, 향후 10년 이내에 수억 그루의 나무 심기, 2025년까지 100% 재생 가능 전력으로의 전환 완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

​네슬레 CEO 울프 마크 슈나이더는 “우리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규모, 크기 및 범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후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농부, 산업 파트너, 정부, 비정부 조직 및 소비자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탄소배출량 감축은 공장 내 에너지 효율부터 시작된다. 에너지 집약적인 공정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친환경에너지 공급업체들과 국가 전력 그리드를 통해서 협업할 계획이다. [2]

공급망 노동 문제를 근절을 위한 노력

네슬레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아동 노동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나라들인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로부터 원료의 대부분을 조달하고 있다. 기후 위험 증가, 물, 건강, 교육 및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 부족 등 수많은 요인들이 가족 코코아 농장에서 아동 노동을 방치하고 있었다.

​올 1월 네슬레는 공급망에서 아동 노동의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코코아 농가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포함해 코코아 공급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만 2030년까지 14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네슬레는 소득 촉진 프로그램(income accelerator program)을 통해 농부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보다 지속 가능한 코코아 농업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하는 게 목표다. 프로그램에 따라 학교에 입학하는 어린이에게 연간 최대 500 스위스 프랑을 지급하고, 농작물 생산성을 높이는 우수한 농업 관행을 구현하고, 그늘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이 기후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혼농임업 활동을 수행하고, 기타 작물 재배나 가축 기르기 등 다양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네슬레의 사례를 통해 ESG 경영 전략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들을 살펴보자.

​(1) 빅데이터 체계화

ICT 발달로 그 어느 때보다도 방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데 있어서도 데이터가 중요하다. 견고한 데이터는 정확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비재무적인 KPI 보고체계를 개발하고 표준화한다.

(2) 탄소저감 어젠다 추진

탄소저감 기술 개발 및 시스템 혁신은 새로운 주제이고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 기후 프로젝트는 완전한 편익을 달성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네슬레는 기업들이 농업계획 활동에 펀딩을 지원하고 있다. 지속가능성 투자가 최대한의 가치를 제공하도록 하려면 계획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 네슬레는 2025년과 2030년을 기준으로 달성할 계획이다.

(3) 기후솔루션에 대한 투자 유인 시급

네슬레는 저탄소 재생농업을 달성하고 기후친화적인 제조 인프라를 만들고자 한다. 민간부문이 이 기후 변화 어젠다를 바르게 이해하고 진행한다면 정부의 탄소발자국 줄이기 노력에 상당히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신기술에 투자할 때도 리스크가 크다.

​(4) 국제적인 친환경 기준이 필요하다

투자자와 소비자가 그린워싱이 아닌 진정한 친환경 활동을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많은 소비자들이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구입하는 제품이 정말 이로운 것인지, 즉 공정하고 진실된 것인지 알고 싶어 한다.

​(5) 회사의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줄 수 있는 부여

ESG가 성공하려면 우리의 비즈니스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변화시켜야 한다. 특정 부서의 노력만으로 변화를 감당하기 어렵따. 대대적인 변화로 어려움을 겪을 때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협업해야 한다.​

[참고문헌]

  1. 네슬레 웹사이트 https://www.nestle.co.kr/csv/environmental-sustainability

  2. 푸드아이콘 2022.06.22 "네슬레의 '넷제로(Net Zero) 로드맵'.2050년까지 모든 사업서 탄소 제거"

  3. 인사이트코리아 2022.01.24 "글로벌 식품업계 ESG 경영 선도하는 슈나이더 네슬레 CEO"

  4. 다음 블로그 Balanced CSR & ESG, " CSR의 역사 6편 _ 1970~80년대 네슬레 불매운동"

  5. 매일경제 2021.05.03 "애플·테슬라·네슬레…1등기업들 ESG도 빨랐다"

  6. 한스경제 2022.02.07 "네슬레, 공급망 노동문제 해결로 공유 가치 이행하는 세계 최대 식품회사"

  7. 제주폐가살리기사회적협동조합 2021.03.18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는 네슬레(Nestle)"

  8. 연합뉴스 2021.09.14 "초콜릿 탓에 서아프리카 열대우림 급속도로 사라져"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