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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쓰는감정]처음 널 본 것처럼

이진성
  • 입력 2022.12.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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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2.03. 16:23.

내 삶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한 주를 꼽으라면 바로 11월 셋째 주인 저번 주, 대략 10일가량 된다. 태희형과 하는 장편 <룩킹포>. 작가였으며 이제는 연출 공부를 하고 있는 김정진 감독 <산행>, 부산대 <정답>, 숭실대 <Tangled>, 하비프러너 <흉내>, <사장 돌 마트>.. <요건 상업, 올해 작품이 거의 없어서 마음 한편에 아쉬움이 있었는데 한을풀었다.

'작품이 많은게 중요한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나름의 소견이 있다면 '양 또한 중요하다.'라고 본다. 인물을 구축해보는 습관이 한편으로는 최고의 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아무거나 하지 말자는 소신을 되새긴다. 물론 어떤 작품이 잘 나올지는 정말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만드는 과정에 예의주시 한다.

<흉내>라는 작품을 하면서 좋은 기회로 내 수업의 배우들을 함께 촬영장에 데려가 연기할 수 있었다. 특별한 연기를 알려주는 것도 없는 나라서, 촬영 후 동생들한테 내 연기와 평소 수업과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도움은 됐는지 물었다. 그 친구들 입장에선 당연히 좋은 말을 했겠지만, 내가 정작 봐줬으면 했던 부분은 매 테이크마다 집중하는 것이었던 것 같다. 어떤 테이크를 okay로 쓸지 모르기에 매 테이크마다 새롭게 전사를 씹고 연기할 것. 목표에 집중하며 반복하는 것. 마치 처음 널 본 것처럼.

작품이 많아지면서 경계해야 하는 것은 대충 하는 것이 아니라 할 것을 안 하는 것. 대충 하면 그것도 안 되겠지만, 지치니까 좀 대중 힘 빼고 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매 테이크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반드시 해야 할 생각들은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쁘게 작품 하는 와중에도 마치 처음처럼 연기하는 것. 처음 본 느낌 그대로. 연기도, 작품도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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