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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의 중국 미디어 썰(说)] 반몐(版面) 달인(达人)이 전하는 맛의 비밀, 삶의 진리

윤교원 전문 기자
  • 입력 2022.12.0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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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강과 산의 풍경은 변하지 않고, 산도 그대로 있지만, 강과 호수는 항상 서로 만날 것이다.”

서울 시내 한 복판 종로 1가에 가면 “피맛골”이라는 거리가 있다. 조선시대 큰 길로 마차 타고 다니는 고관대작들의 꼴이 보기 싫어서 서민들만 다니던 뒷골목에 맛집들이 즐비했던 기억이 있다. 

하얼빈에도 맛집은 피맛골 같은 뒷골목에 숨어 있나 보다. 맛집을 찾아 떠난 PD의 눈에도 역시 맛집은 낡은 골목에 숨어 있는 듯 작은 가게들의 음식이 정말 맛있고 또한 가장 인간미가 넘치는 곳이라 말한다. 

 

하얼빈의 작은 반몐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쉬핑(徐苹) 사장은 어렸을 적 아침시장에 자주 놀러가곤 했는데, 어느 날 반몐을 먹어보고 그 맛에 반하여 다짜고짜 가게 사장에게 반몐 만드는 기술 배우는데 얼마면 되겠느냐고 물었다. 

500위안, 그 때 당시 20여년 전 500위안은 적지 않은 돈이었으나 그 비용을 지불하고 반몐 기술을 배우고 익히며 현재 하얼빈에서 작은 반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면을 만들기 위해 저는 이 밀가루 반죽을 1000번에서 1200번을 내리치면서 일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면이 나오지 않아요”

우리네 인생도 이 반몐처럼 온갖 세파를 견디어야 하고 풍파를 경험하면서 마치 반몐의 쫄깃한 면발처럼 우리의 삶도 쫄깃 쫄깃한 인성이 갖추어 지게 되는 것 같다. 

오늘 이 작은 반몐가게 사장님의 마음 속에 있는 노래는 바로 “壮志在我胸”라는 노래이다. 제목을 굳이 한국말로 옮기자면 “웅대한 포부는 내 가슴에 있다” 정도로 해석이 되는데, 원래 이 노래는 “江湖再见”이라는 드라마의 OST이다. 

“이 아름다운 강과 산의 풍경은 변하지 않고, 산도 그대로 있지만, 강과 호수는 항상 서로 만날 것이다.” 

즉, 바쁜 일상 속에서 각자의 삶을 영위하지만 잠시 후 다시 만나게 된다. 다양한 사회적 경험과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많은 생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생기고, 이러한 것들이 삶의 철학이 되고, 인생의 과정이 되어 나의 존재감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노래이다. 

비록 면을 만들어서 판매하지만, 내 마음 속에는 원대한 꿈이 있다는 것을 오늘 이 반몐 가게 사장님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윤교원 대표 / ㈜한류TV서울 kyow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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