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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 쓰는 감정] 애도하는 마음

이진성
  • 입력 2022.10.31 17:04
  • 수정 2022.10.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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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31. 16:04.

애도하는 마음, 글 쓰기에 앞서.

2022.10.29. 이태원에서 발생한 가슴 아픈 일에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핼러윈이 뭔지도 잘 모르는 나에게 핼러윈 분장이라든가 축제는 아주 낯선 일이다. 나는 동료들의 공연을 보는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고 TV에 나오는 뉴스를 보며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언뜻 들었던 '사상자'라는 단어를 어린 친구들이 잘 모르고 쓰나 보다 하면서 지하철을 타고 왔었다. 차라리 그게 다행일 일이다. 그 단어는 사실이었고 허망하다는 생각이 밤의 시간을 가득 채워버렸다. 인생이... 인생이... 하는 단어만 되뇌었다. 그리고 일어난 아침에도 그렇게 생각했다.

 나한테 수업을 듣는 한 배우의 프로필 촬영 날이었다. 덤벙대는 편이라, 도움을 주러 현장에 갔다. 옷도 두고 오고 쫄쫄 굶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까 봐. 갔더니 살도 잘 뺐고 나름 멋지게 해내고 있었다. '작가님, 잘 부탁드립니다' '혹독하게 말해도 한 번도 찡그리지 않은 친구예요.'라고 인사드렸다.

그날은 아마 처음으로 칭찬을 한 날 같다. 그냥, 기특했다. 또... 뭔가 여러 생각에 그랬다. 놀고 싶고 먹고 싶은 것도 참아가며 사는 게 안타깝기도 했다. 집에 와서 잘했던 일이라 생각했다.

 수많은 희생자 중에 한 명이 학교 후배인 것을 들었다. 그 배우의 입시 선생님도 내 후배였고. 비통함이 살갗에 달라붙는다. 말도 잘 듣고 밝고 좋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칭찬해주고 집에 오길 잘했다. '너도 너의 학생에게 더 좋은 말 해주고 싶었을 텐데. 같이 좋은 현장에서 연기하길 꿈꾸던 날들이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에 더욱 칭찬해주길 잘했다.

마음이 닿을 수 있다면 그 친구에게도 꼭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작은 마음을 담아서 누구 하나 위로하지 못하는 위로의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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