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각산
아프지 않은 사랑이 있을까?
누군가는 아파도 사랑하고
누군가는 사랑하며 아프고...
당신께서는 기침의 속이 그리도 깊은데
늘 곰방대를 잡으셨다.
어머니는 늘 성화셨고
예순이 훌쩍 넘긴 나도
기침을 하면서 권련을 들고 있다.
평행이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감기때문에 일시적으로 기침을 한다.
몸에 좋지 않은 담배는 아버지 평생의 사랑이셨다.
객지에 나간 큰 누나는 용각산을 끊기지 않게 뒤를 댔다.
깊은 기침에도 당신의 담배연기는 피어올랐다.
아마도 기침과 담배는 당신의 흔적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사랑하며 아파하고
아파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사랑한다.
혹시 사랑의 용각산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