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색
가을은 바람으로 다가온다.
습기 잔뜩 머금은 고온의 바람이
어느새 물기를 죄다 말려 버리고
온도를 낮춘 채 그것도 조용히 불어 온다.
가을은 풍요로 다가온다.
오곡백과가 익어가고
토실토실 과실에 살이 오른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함이다.
가을은 볕으로 다가온다.
우중충했던 햇살이 습기 떨구고
따끈한 볕으로 내리쬔다.
따끈한 볕 줄기는 가을 색을 만든다.
가을은 색으로 다가온다.
빛 고운 한복의 파스텔톤 색 같은
코스모스가 바람에 한들거리고
만산엔 황엽과 홍엽이 수 놓는다.
가을은 추억을 적시는 계절이다.
햇살에 눈 부신 노오란 은행잎처럼
아름다운 이야깃거리를 만들 일이다.
완행열차 타고 가을 여행을 즐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