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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철 前 조교사 부부의 수백점 경마소장품과 경마사랑

김종국 전문 기자
  • 입력 2022.10.0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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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마는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했다.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가 말박물관을 통해 한국경마 역사를 보존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는 한국마사회 부설 말박물관이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현재 위치에 개관하여 오늘날까지 공적기능을 수행해왔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물을 구입하거나 기증받아 전시하고, 다수는 수장고에 보존하면서 순회전시를 하고 있다.

그런데 면적의 한계로 인해 그동안 수차례 말박물관을 과천 경마공원 내부나 제3의 외부장소에 신축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예산문제로 무산돼왔다.

경마 100년의 역사는 한국마사회뿐 아니라 개인들이 소중하게 관련자료를 소중하게 소장했다가, 나중에 넓은 말박물관이 개장되면 기증을 하거나 구입해서 체계적으로 전시할수 있을 것이다.

말관련 소장품을 소중히 간직하고 지금도 사비를 털어 관련 물품을 수집하고 있는 유명인으로는 과천서울대공원 인근에 수천점을 소장한 "마문화 보고(寶庫)"를 운영중인 더지엘(The GL)의 이승룡대표의 사례를 들 수 있다.

역사를 보존하고 기록하는 건 대단한 정성과 역사적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특히 개인이 역사적 소장품을 관리한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경마장에서 30~50년 한평생을 지낸 조교사, 기수 들 중에는 자신의 수상품 등을 지금도 간직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이들의 소장품중에는 일제시대부터 현대까지의 경마장구, 기념상패, 기념상장, 기념트로피, 기념 메달, 기념 마상 등 실로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자신의 한평생 소장품을 간직해 전 마사인의 귀감이 되고 있는 퇴직 조교사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1974년 기수후보생으로 입소하여 금년 정년 퇴임한 지용철(1959생)님으로 47년간의 경마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놀랍다.

기수가 되기 전 그때 그 시절 남들도 다들 그랬듯이 앳된 소년 지용철은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돈을 벌기 위해 당시 뚝섬 경마장 기수였던 형님(지용훈 前 조교사)을 따라 경마장에 기수후보생으로 들어왔다. 체중조절이 가장 힘든 기수로서도 제1회 일간스포츠 배(1983), 그랑프리(1985), 스포츠서울배 (1986) 등 우승으로 성공하고 조교사로서도 제13회 일간스포츠배(1995), MVP(1997.19981999), 최우수조교사 (2001,2013)로 선발되는 등 성공하고 명예롭게 은퇴했다.

필자는 2022 코리아컵 스프린트국제경마 행사장(9.4)에서 얘기를 듣고 지난 9월 28일 필자는 지용철 조교사의 자택을 방문해 놀라운 현장을 목도했다. 고가의 과천 래미안 슈르의 방 한칸 전체를 소장품 전시 장식장으로 꾸며 잘 관리하고 있는데 이는 부부의 경마사랑이 없다면 생각할 수 없는 정말 대단한 일이다.

유치원 사업을 운영하는 부인(허현미, 1964년생, 前 안양시강원도민회 수석부회장)의 공감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지만 부인의 전폭적인 지지로 오늘이 있을 수 있었다고 지용철조교사는 부인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부인 허현미씨는 수십년동안 남편의 오늘날의 성공이있기까지 정신적인 후원자가 되어 지용철조교사가 오늘날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게 이끈 일등공신이라고 느꼈다. 

기수를 마치고 조교사가 되기 전 잠시 춘천의 마필 휴양소에 있던 지용철 조교사는 춘천 출신의 예쁜 처녀 허현미를 운명적으로 만났고, 그녀가 오늘날 누구보다 경마 역사를 보존하는 주역이 됐다.

그런 내조 덕분에 명예롭게 은퇴한 지용철조교사는 한국마사회가 초빙한 심판위원으로 위촉되어 오는 10월 7일부터 심판실에서 은퇴 이후 제2의 삶을 살게되고, 아들도 현재 조교사를 꿈꾸며 과천에서 열심히 아버지의 뒤를 잊고자 뛰고 있는 것이 다 화목한 가정을 이끈 부부의 힘이라고 느껴진다.

이사를 다닐 때 마다 무거운 트로피와 상패들은 깨지거나 손상되지 않게 일일이 포장을 하고, 소장품 크기에 맞춰 보관해 지금까지 손망실 없이 경마 50년의 역사를 손수 지켜왔다. 또한 소장품을 품목별, 연도별로 분류하여 소장목록을 만들어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어 놀랐다.

소장품중에는 뚝섬경마장 당시의 기수면허증을 비롯, 기수시절타던 안장, 장화, 채찍, 핼맷 등 실물을 보존하고 있다.

또한 제1회 스포츠서울배 우승컵(1985),1985년 그랑프리 우승컵, 13회 일간스포츠배 우승컵(1995), MVP조교사 패, 최우수조교사컵(2004.2012). 제5,6회 경기도지사배 우승트로피(2011,2012). 우승메달(3,5회 무궁화배, 1985한일기수컵,1985패케남핸디켑,1985그랑프리),800승(2016)/900승(2020)조교사 순금패, 한국마사회 공로패(2013) 등이 있다.

지용철 조교사가 가장 소중하게 간직하는 기념패는 기수때인 1976년 특별우승경마 우승패(김동하회장)로 자개로 만든 것이다. 또한 경기도지사배 트로피가 예술적 면에서 애착이 간다고 한다.

수많은 트로피를 한데 모아놓고 재질과 보존상태를 보니 오히려 과거의 트로피가 더 값지게 보이는 반면 2013년의 드로피(최우수감독)가 가장 조악하게 보이는 건 아쉽다. 차라리 작아도 예쁘고 가치있게 보이는 것 크리스털로 만든 MVP트로피가 낫다는 인상이다. 너무 큰 트로피는 이사다닐 때나 차지하는 공간이 넓으니 개인이 보관하기에는 부담이 될 듯하다.

최근의 방식으로 좋아진 것은 트로피에 우승자 이름을 새겨주는 것인데, 시상식 때는 누가 우승할지 모르니 이름을 새기지 않더라도, 시상식후 이름을 새겨 주니 지용철조교사는 간직하는게 더 값지다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필자가 경마본부장으로 재직할 때 경마관계자(박대흥조교사협회장)의 건의를 받아 시행한 것이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1974년 기수후보생으로 입소하여 금년 정년 퇴임한 지용철(1959생)님으로 47년간의 경마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놀랍다.ⓒ김종국 전문기자

 

경마 역사 100년의 역사중 반인 50년간의 기수, 조교사 인생을 살아온 두 부부가 소중한 경마 애장품들을 감탄스럽게 보며 이분들의 노고를 알리는 기쁜 마음을 전하고, 부디 앞으로도 소중히 보관해 줄 것을 당부하며 방문을 마쳤다.

한국마사회가 지용철조교사를 비롯해서 이런 산 경마역사의 주인공들이 소장한 애장품을 잘 파악해서 "경마박물관"을 만들어 전시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김종국정책학박사 럭산업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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