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이
냄새는 추억이다.
세상의 내가 경험한 모든 냄새는
내 삶의 궤적과 함께한다.
하나뿐인 여동생이
오래비 먹으라고 능이랑 송이 몇 송이를 보내왔다.
그 귀한 것을...
능이 향이 그윽하다.
코를 한번 벌름거리면
아버지 냄새가 난다.
퀘퀘하면서도 정겨운 그리움
또 한 번 벌름거리면
어릴 적 초가집 윗목에 있는
네모난 궤짝 냄새가 난다.
기억할 수 없이 오래된
엄마 손때 묻은
엄마 품안의 젖 냄새 같은 아련함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그리움에 젖은 냄새를 맡는 일이다.
그 안에 네가 있고 내가 있다.
냄새는 추억으로 만드는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