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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이

김홍관 시인
  • 입력 2022.10.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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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이

 

냄새는 추억이다.

 

세상의 내가 경험한 모든 냄새는

내 삶의 궤적과 함께한다.

 

하나뿐인 여동생이

오래비 먹으라고 능이랑 송이 몇 송이를 보내왔다.

그 귀한 것을...

 

능이 향이 그윽하다.

코를 한번 벌름거리면

아버지 냄새가 난다.

퀘퀘하면서도 정겨운 그리움

 

또 한 번 벌름거리면

어릴 적 초가집 윗목에 있는

네모난 궤짝 냄새가 난다.

기억할 수 없이 오래된

엄마 손때 묻은

엄마 품안의 젖 냄새 같은 아련함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그리움에 젖은 냄새를 맡는 일이다.

그 안에 네가 있고 내가 있다.

 

냄새는 추억으로 만드는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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