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비속어(卑俗語)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의 본질은 ‘바이든’, ‘날리면’이라는 앞 단어가 무엇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논란의 핵심은 일국의 대통령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해서는 안 되는 언어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비속어를 썼다고 해도 그것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간단한 것을 억지 해명을 하면서 오히려 더 문제를 키우고 있다.
오늘 한자교실에서는 ‘비속어(卑俗語)’를 파자로 알아보겠다.
갑골문에 나온 ‘卑’자를 보면 부채를 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것은 시종이 주인, 또는 신분이 높은 사람을 모실 때 옆에서 큰 부채를 들고 있는 형상이다.
그러므로 ‘卑’자는 부채를 들고 있는 시종의 신분이 낮다 하여 ‘낮다’, ‘천하다’, ‘비루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俗’자는 사람 인(亻), 골짜기를 뜻하는 골 곡(谷)의 조합이다.
‘谷’자는 ‘골짜기’를 뜻하는 글자이다. ‘谷’ 자에 쓰인 여덟 팔(八) 자는 숫자와 아무 관계가 없고 위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입 구(口) 자 역시 계곡 사이로 물이 흘러나가는 출구를 표현한 것이다.
‘語’자는 말씀 언(言), 일인칭 나를 뜻하는 나 오(吾)의 조합이다.
‘吾’자는 입 구(口), 다섯 오(五)의 조합이다.
‘吾’자는 두 글자를 합하여 한쪽은 뜻[口]을 나타내고, 다른 한쪽은 음[五]을 나타내는 형성문자(形聲文字)에 속한다.
‘言’자는 타인의 말이고 ‘나’를 뜻하는 ‘吾’자에 ‘言’자가 결합한 ‘語’자는 ‘나의 말’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어느 교도소에서 본 문구(文句)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고정숙 한자교실] 비속어(卑俗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