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가 영원히 코트를 떠났다.
뉴욕 타임즈는 “(로저 페더러)는 남자 테니스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특히 41살까지 전성기를 누린 것이 가장 큰 업적이다”고 보도했다.페더러는 지난 24일(영국시간) 영국 런던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2 레이버컵 첫날 복식 경기에 ‘라이벌’ 라파엘 나달(36·스페인)과 한 조로 출전해 프랜시스 티아포(24)-잭 속(30·이상 미국) 조를 상대로 은퇴 경기를 치렀다.
페더러는 이날 경기에서 비록 1-2로 졌지만, 전매특허인 한손 백핸드와 네트 플레이도 전성기 시절 못지않게 위력적이었다.페더러는 나달, 노박 조코비치(35·세르비아)와 함께 2000년대 테니스계에 ‘빅3’를 이루며 지배했다.
페더러는 2003년 윔블던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호주오픈까지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로 20개의 메이저 우승 타이틀을 따냈다. 그 후 나달(22회)과 조코비치(21회 이상 메이저 우승)가 페더러를 넘어섰지만 메이저 최다승(369승) 기록은 깨지지 않았다. 이 부문 2위는 35승 뒤진 조코비치의 334승이다.
페더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커리어 내 4대 메이저 모두 석권)’도 이뤘다. 2009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빅3 중에선 가장 먼저 이뤄냈고, 1969년 호주의 로드 레이버와 1999년 미국의 앤드리 애거시에 이어 역대 세 번째였다. 페더러는 코트 밖에서도 모범이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틈날 때마다 기부해 1500만 달러(약 210억원)를 들여 80개 학교를 개교시켰다.
페더러가 은퇴한 것은 부상 때문이었다. 2020년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았고, 그 후 1년 반 동안 무릎 수술을 세 차례나 받았지만, 좋아지지 않아 은퇴를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페더러는 나달과 복식조를 이뤄 은퇴 경기를 마친 뒤 “환상적인 여정이었다”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