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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 쓰는 감정] 반듯한 것을 좋아하는 중

이진성
  • 입력 2022.09.26 13:13
  • 수정 2022.09.2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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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6. 11:22

반듯한 것을 좋아하는 중.

짤막한 퍼포먼스를 마쳤다. 대학로 4차선 도로를 막아두고 춤과 액션 퍼포먼스를 선후배 동료분들과 무사히 마쳤다. 축축할 정도로 취하고 간밤에 소회를 끄적이다가 참 좋은 경험을 했구나 생각한다. 각 집단의 다양성을 갖춘 특색과 개인의 특색까지 더하면 15인의 배우는 단 한 구석도 비슷하지 않을 정도로 개성 있었다. 나라는 존재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어야지, 다양하고 유연해야지.' 같은 생각을 하며 지내왔지만 과연 이 사람들보다 능청스러울 수 있을까. 그럼 내가 잘하는 것은 뭘까. 내가 빛이 나는 부분은 뭘까. 쓰던 글을 멈추고 거울도 봤다가 하늘도 봤다. 길도 걸어봤다. 연습실 입구 유리문에 반투명하게 비치는 나를 보다, 술자리에서 연출님이 툭 던진 말씀이 떠올랐다.

 

흠.. 나는 반듯하게 살며 반듯한 배우가 되어야지 하고 마음먹었다. 유연해도 많이 흐트러지지 않고, 어지럽게 움직여도 이내 제 자리를 찾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남들이 잘하는 것 말고 내가 잘하는 성향에 집중해야지.

 

 나는 가지런한 것이 좋다. 대칭이 잘 맞는 게 좋고 깔끔하거나 멀끔한 게 좋다. 내가 못하는 거 말고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에 집중해야지. 그런 생각으로 나를 보니 마음도 반듯해지는 것 같다. 어떤 선함이 있는 것 같다. 균형, 조화, 맑음 같은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 가능하다면 그런 단어들로 나를 채워가야겠다. 물론 여태 그렇게 살아온 것도 분명 있지만, 그 모습이 좋았었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참고로 연출님께서 던진 말씀의 내용은 '잘 생활해 왔구나.'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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