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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김홍관 시인
  • 입력 2022.09.0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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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떻게 그런 인간을 지도자로 내셨을까?

나랏님이 덕이 없어서 큰 비가 내렸을까?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소통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공감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말들은

칼보다 예리하게 다른 사람을 찌른다.

 

반지하 방에 살다가

수재로 목숨을 잃은 신림동에서

어떻게 구조가 안됐냐고?

세월호 7시간만에 나타나서

구명조끼 안 입었어요?

무엇이 다른가?

서초동 언덕에 지어진 아크로비스타 아파트도 침수되었다고?

 

말도 아까워 말이 안나온다.

서민을 모르고

손에 흙 한 번 묻혀보지 않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

9년 동안 법공부만 하던

애비도 한일수교 1호 일본 장학생에 교수질 하던 친일?

애고 말이여 막걸리여

 

물난리 불난리에 서럽고 눈물 흘리는 사람들은

맬깡 없는 놈들이지

등 따시고 배부른 놈들은

IMF때도 이대로!를 외치며

술 처잡쉈다지?

 

그래도 나라 어려울 때 금반지 내놓고

태안에 기름 쏟아졌을 때도

걸래들고 달려가 갯바위 닦던 사람들이 그 분들인겨

왜구가 쳐들어왔을 때도

하나밖에 없는 목숨 받쳐 나라 구한 분들도 그들이지.

 

잘 들어!

우리는 이까짓 물난리 보란듯이 이겨낼걸?

겨우내 짖밟혔던 풀들이

봄볕에 고개 내밀듯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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