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학교 다닐 때 명동에 나갔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그러니까 차와 사람들 많고 으리으리한 곳이거니
그런데 거기에 '섬'이라는 술집이 있는 게다
돌담에 겨우 기댄 꾀죄죄, 썩은 술집이어
맘에 들었다
설마, 또 어떤 시인이 들러 이름을 지어 주진 않았겠지
(그 섬에 가고 싶다)
시작 메모
한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란 시를, 그 관념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이제 나는 순수보다 참여를, 관념보다 실제를, 미약하지만, 이상보다 실천을 훨씬 더 좋아하게 됐다. 순수들보다 더 순수한 참여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