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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576] 리뷰: 김도연 귀국 첼로 독주회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2.09.0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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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4일 일요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신시내티 음악대학에서 학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간에 이스트만 음악대학에 가서 석사를 하였다. 이제 국내에 귀국해 피바디에서 학사부터 박사까지 공부한 피아니스트 에드윈 김과 함께 독주회를 개최하였다. 2022년 9월 4일 일요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아투즈컴퍼니 주최로 김도연 귀국 첼로 독주회가 열렸다.

첼리스트 김도연 귀국 독주회

슈베르트의 '송어'와 다름이가틈에서 만났던 앙상블 이볼브의 피아니스트 에드윈 김이 그녀의 파트너로 나서 연주한 첫 두 곡은 후고 볼프의 가곡 2개를 첼로로 편곡한 '잠자는 예수'와 '기도'였다. 두 곡다 경건하면서 내면적이고 장중한 악풍으로 가사 없이 첼로로만 연주해도 일품이다. 더군다나 추적추적 가을비 내리는 휴일 오후, 한없는 고요와 영혼을 달래주는 가사 없는 연도문(Litanei)이었다. 듣고 있자니 괜스레 혼자 센티해져 25년 전 독일 유학시절의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갈 정도다...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1악장 피아노 전주에서 두 번 놀랐다. 한 번은 에드윈 김의 깔끔하면서도 바로크 건반악기를 다루는 듯한 아티큘레이션에, 한 번은 아주 미세하게 스쳐 지나간 미스 터치에...슈베르트는 그렇다. 슈베르트만의 깨끗함은 깻잎 한 장만큼의 오차로 허용하지 않을 만큼 고결하니 완전무결해야 한다. 실수는 시차를 두고 꼭 전염된다. 이번엔 첼로에서 1주제 악구 마지막 고음이 정확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고음에서의 첼로의 음정이 불안했다. 또한 첼로와 피아노의 유기적인 호흡보단 지나치게 작위적이었으며 악구 사이사이의 문맥이 조금 더 명확하였더라면 음악이 더욱 자연스레 흘러갔을 것이다.

첼리스트 김도연과 피아니스트 에드윈 김
첼리스트 김도연과 피아니스트 에드윈 김

케빈 풋(Kevin Puts, 1972~~)이라는 작곡가의 'Air for Cello and Piano'는 한국 초연이라고 한다. 피아노로 인해 D음의 불안한 연타로 곡은 시작하며 중간부는 온음계와 함께 드뷔시 풍의 인상주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음형이 피아노로 인해 흘러간다. 다시 처음 D음의 반복적인 연타에 기반한 리듬이 깔리면서 첼로의 오블리가토가 감정을 고양시키고 엔딩은 역시나 다시 인상파적 느낌으로 끝난다. 형식을 분류하자면 A-B-A-B 이렇게 4개의 파트로 되어 있다. 처음 듣는 곡으로 풍부한 서사가 특징적이었다. 다음에는 다른 첼리스트의 연주로 다시 들어보고 싶다.

커튼콜 그리고 앙코르를 준비하는 두 연주자들

독주회의 피날레는 쇼팽 첼로 소나타다. 피아노의 순발력에 첼로가 따라가지 못하는데 그걸 아랑곳하지 않고 피아노가 너무 당겨 버리면 어쩌란 말인가! 3악장은 피아노의 잔잔한 반주에 첼로의 선율이 오늘 연주회 중 가장 안정적이었다. 그리고 4악장에서는 2주제 운율에 대한 정확한 리듬감 이후 춤곡의 활발함과 발랄함이 일관되게 피아니스트 에드윈 김의 손끝에서 넘쳐났다.

오랜 외국 생활을 마치고 본격적인 국내 활동을 개시하는 첼리스트 김도연의 장도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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