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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 쓰는 감정] 아끼는 마음

이진성
  • 입력 2022.08.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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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6.00:30

아낀다는 건. 아끼는 마음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애틋함을 자아낸다. 그래서 나도 무언가를 아끼는 것이 있으면 좋겠구나 생각한다.

 

며칠 만에 집에 들어왔다. 이제는 익숙한 광경인, 아버지가 어머니 팔다리를 주무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버지도 피곤하실 텐데 고생하신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력도 좋으시다 생각했다.

 

씻는 걸 좋아하는 난데도 너무 지치는 날이라 소파에 앉아서 강아지를 쓰다듬는다. 아버지와 나는 피곤한데도 무엇을 하고 있었다. 강아지와 어머니를 비교하는 것은 좀 이상하지만, 아버지와 나는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음에는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우리 둘의 손에는 아끼는 존재에 대한 애정이 쏠려 있었다. 그래서 피곤함 같은 본능이 있음에도 더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내 마음이 편하자고 하는 것도 아니며 누가 떠민 것도 아니다. 아끼는 마음이 있어서 하는 행동이다.

 

아낀다는 것은 그래서 동사이기도 하지만 감정을 나타내기도 한다. 아끼는 마음으로 존재를 보면 오밀조밀한 장단점이 보인다. 두 강아지는 코가 짧아 단점이지만 귀엽다. 단점은 아끼는 마음을 통해서 이내 장점이 된다. 어디 아픈 곳들은 없는지, 돌아다니다가 다치지는 않을지, 내가 만지다가 내 손에 막힌 굳은살에 살짝 생채기라도 생기면 어쩌나. 이런 걸 보고 애지중지 한다고 한다.

 

아낀다는 말이 좋다. 사랑한다는 말과는 달라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렇다. 진부하지 않아서 좋다. 사랑보다 구체적이어서 좋다. 애지중지하는 움직임이 상상이 돼서 좋다. 여하튼 아끼는 마음에는 이기심도 없다. 내가 아끼니까 나보다 네가 우선이다. 그 힘든 날에도 웃을 수 있는 것은 아끼기 때문이다.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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