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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

김홍관 시인
  • 입력 2022.08.23 14:44
  • 수정 2022.08.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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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

 

가을의 문턱이 멀지 않았나 봅니다.

아직 낮에는 햇살이 뜨겁습니다만

해만 너머가면 찬바람이 솔솔 붑니다.

 

아직은 뜨거운 한낮에 숲에는 잔치가 벌어집니다.

어떤 놈은 맴맴맴

또 다른 놈은 찌르르르 찌찌르

그 옆 녀석은 오앵오앵 왱왱왱

소리진치가 벌어집니다.

멀어지는 여름을 붙잡으려 힘차게 웁니다.

 

찬바람이 시작되는 저녁입니다.

그녀석들이 절기 오가는 것도 아는가 봅니다.

말복을 기다렸다는 듯이 밤의 잔치를 엽니다.

어떤 놈은 귀뚜루루 뚜루루

또 다른 놈은 뚤뚤뚤 뚜루루

축대 밑에 다른 녀석은 갸갸갸 을을을? 가을?

가을이 어서 오라 자기들 만의 잔치가 풍성합니다.

 

사는 것이 그런가 봅니다.

가는 것이 아쉬워 앵앵 맴맴

앞날이 기대되어 어서 오라 뚜루루

우리네 인간사를 대신해

매미며 귀뚜라미가 잔치를 열어 쥽니다.

 

그러 그러 세월은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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