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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는 과학이다]혹서기 컨디션이 저하된 말을 찾아라

권승주 전문 기자
  • 입력 2022.08.2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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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인 더러브렛은 냉혈종이다. 냉혈종은 피가 차가워서 냉혈종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추운 지방에서 잘 적응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냉혈종이라고 부른다.

개들은 더위를 극복하기 위하여 입을 벌리고 혀를 헐떡거리면서 몸 안의 열을 밖으로 배출한다. 그러나 경주마들은 더위를 떨칠 수 있는 뚜렷한 묘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혹서기에 말이 훈련을 마치고 마방으로 돌아오면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기도 한다. 운동기 질환도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많이 발생한다. 혹한기보다 혹서기에 컨디션이 저하되어 채식상태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심한경우는 열사병에 걸리기도 한다. 이것을 마방에서는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한다. 증상은 머리를 내려트리고 코 구멍을 벌렁거리며 거친 호흡을 한다. 체온은 39℃~40℃에 이른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경주에 출주시키지 않는다. 경주성적이 안 좋을 뿐만 아니라, 자칫 말에게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말이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되는데 대략 3개월 정도가 걸린다.

 

혹서기만 되면 컨디션이 떨어지는 말들 중 매년 반복된 결과를 가져오는 말들도 있다. 이러한 말들은 혹서기 집중관리마로 분류해 둘 필요가 있다.ⓒ권승주

 

혹서기는 말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시키는데 어려움도 따른다. 마방에 많은 선풍기를 동원해서 돌리고 냉수 목욕을 자주 시켜 주어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컨디션도 좋아 보이고 채식상태도 양호한데 경주에 출전해서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조교사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을 까 하고 자책을 해 보기도 한다. 필자도 이런 경우를 경험해 보았다. 그 이유와 원인은 무엇일까 다시 한 번 훈련과정과 마방관리에 대해 피드백을 해보지만 딱히 이유를 찾지 못한다.

 

이런 경우 외관상으로는 평상시와 전혀 다르지 않게 느껴지지만 속으로는 말이 지쳐있을 수 있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컨디션은 전혀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무더위로 인하여 보이지 않게 피로가 누적되어 있을 수 있다. 이런 상태를 조교사가 왜 모르냐고 반문한다면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조교사는 신이 아니다”라고 대답한다면 경마팬에 대한 모독인가.

그러므로 혹서기 경마는 예시장에서 세심하게 컨디션을 체크해야 한다.

 

체중의 감소가 많지는 않은지, 평소와 달리 활동력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지는 않는지, 눈의 초점에 의지가 떨어져 보이지는 않는지, 꼬리를 축 늘어트리지는 않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혹서기만 되면 컨디션이 떨어지는 말들 중 매년 반복된 결과를 가져오는 말들도 있다. 이러한 말들은 혹서기 집중관리마로 분류해 둘 필요가 있다.

평상시는 좋은 경주성적을 내다가도 혹서기만 되면 맥을 못 춘다. 겉으로 보기에는 컨디션이 좋아 보이니 참으로 미칠 지경인 것이다.

이처럼 무더위를 타는 말은 암말, 수말, 거세마 모두에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혹서기의 마권구매는 컨디션이 좋은 말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컨디션이 떨어져 있는 말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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