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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569] 김민조 클라리넷 독주회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2.08.1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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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4일 일요일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 연세

올 2022년 1학기 상명대학교 문화예술대학 음악학부 조교수로 임명되면서 음악가로의 네 번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클라리네티스트 김민조의 독주회가 8월 14일 일요일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렸다. 독주자로서, 오랜 기간 봉직해온 원주시립교향악단의 클라리넷 수석으로서 그리고 2014년부터 코리아 클라리넷 앙상블의 음악감독 및 지휘자로 활동하던 그가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 교육자로서 하늘의 부름을 받아 홍지문 안으로 입성하였다.

2022년 1학기부터 상명대학교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중인 클라리네티스트 김민조

첫 곡인 타르티니는 바이올린곡을 고든 제이콥이 클라리넷으로 수정 및 편곡하여 편집한 작품인데 김민조의 연주는 원곡인 바이올린보다 더 원곡에 가깝게 원래 클라리넷을 위한 작품인가 착각할 정도로 온화하고 우아했다. 물론 그건 클라리넷의 메커니즘과 음색에 정통한 고든 제이슨의 탁월한 편작 능력도 크게 작용하였겠지만 현악기의 부드러움이 목관악기의 온화함으로, 현악기의 날카로움이 목관악기의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변모하면서 반주자인 윤인희와 함께 탄탄하면서도 견고한 구성미를 구축하였다.

금호아트홀의 음향이 너무나 크고 잘 울려서 첼리스트 허철과 함께 한 브람스의 클라리넷 트리오에서는 처음의 첼로와 클라리넷 소리의 명징함이 곡이 진행될수록 마치 다듬어지지 않는 야생의 숨결처럼 거칠고 투박해졌다. 거기에 피아노까지 두 중년 남자에 동화되면서 엉키어 갔다. 그나마 소나타 2악장은 오늘 브람스 8개의 악장 중 가장 균형 잡히면서 서정적이고 차분해 필자도 연주에 동화될 수 있었다.

피아니스트 윤인희

너무나 잘 울리고 소리가 퍼지는 홀의 제약과 특성에도 불구하고 뿔랑 1악장의 뒤 느린 부분은 절묘하게 호흡을 완급조절하고 앙부쉬르를 바꾸며 취주를 컨트롤하면서 회색 빛깔 가득한 안개 같은 음악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 여파를 몰아 2악장에 가서 뿔랑 특유의 애수 어린 에스프리를 감미롭게 도출해 내었고 3악장의 고음과 저음의 정확한 인토네이션과 효과적인 트릴을 통해 오랜 기간 연주한 작품의 능숙미를 선보였다.

무대 인사하는 김민조와 윤인희

장기간 솔리스트와 실내악, 오케스트라 주자로서 다진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넘치는 학구열로 밴드 지휘자로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김민조는 김동진, 김현곤, 오광호를 잇는 한국의 대표적인 중견 클라리네티스트요 목관악기 연주자로 자리 잡고 있다. 이제 교육자로서 펼쳐질 새로운 그의 인생을 기대감 가득 안고 동행해 본다. 상명대학교에서 이번에 제대로 적임자를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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