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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 쓰는 감정] 사랑하란 말이 지겹다

이진성
  • 입력 2022.07.29 23:58
  • 수정 2022.07.30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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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1.01:59.

사랑하라는 말이 지겹다. 지겹다는 강정이 느껴지며 지리멸렬한 명령 같다. 

친구를 종료들을 만나면 가장 흔히 하는 말이 여자 친구 있느냐는, 왜 안 만나냐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딱히 할 변경이 없기에 '응 나는 눈이 높잖아. 그래서 사람이 없네.' 한다. 

이상형을 물어보기에 가만 생각해봤다. 

그리고 답하길 '귀여운 사람!!!' 모임은 순식간에 토론장이 되고 귀여움의 기준을 논한다. 

나는 부족한 것들을 보면 귀엽다. 귀엽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제 스스로 혼자이지 못 할 때에 부족하고 귀엽다. 

동물의 새끼가 혼자 뭘 못하며 어설픈 때 귀엽다.

 

사람도 그렇다. '나 이거 해줘' '못 하겠어' 하는 말이 귀엽다. 

그래서 도와달라는 말에 내가 약한 것 같다. 

여론 토론의 끝은 나에 대한 성토 대회가 됐고 누군가를 소개해주겠다는 약속 남발로 끝났다. 

37세라는 나이 탓인가 일종의 당연히 만나야 함이 느껴진다. 

1년이 365일이 아니라 3650일이면 좋겠다. 

그럼 대략 10년은 다들 동갑내기니까.

내가 이상한 게 아닌 게 되니까. 

 

귀여운 게 뭐냐고 묻길래 사랑스러운 거라고 답했다. 

집에 가며 생각해보니 귀여운 것은 보통 애교 있고 사랑스럽다. 

부족함을 채워 달라고 갈구하는 것에는 저마다 방법이 애교 있다. 

자만추도 아니고 소개도 거절하겠다는 게 아니나 왜 한편에 의구심이 들까.

 

부족한 게 없으니까 그렇다. 소개팅에 그런 사람은 잘 나오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귀여운 것은 부족한 것이고, 애교 있는 것은 서로 부족한 걸 채워나가자는 갈구인데, 

요즘 사람들은 부족한 것도 없고 아쉬울 게 없다. 

부족한 게 없어서 사랑스럽지 않은데 어찌 사랑까지 가겠어. 

내가 아니어도 대체할 것은 너무 많은 세상이 사랑스럽진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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