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공포(恐怖)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았다. 기름, 전기, 가스 등을 비롯해 외식 업종까지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 말 그대로 죽을 맛이다. 이쯤 되면 서민들에게 물가 고공 행진은 공포 이상의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오늘 한자교실에서는 공포(恐怖)를 파자로 알아보겠다.
‘恐’ 자는 장인 공(工), 평범하다는 뜻의 무릇 범(凡), 마음 심(心) 자의 조합이다.
‘工’ 자는 땅을 다질 때 사용하던 ‘달구’를 그린 것이다. 달구는 막대기에 무거운 돌을 끼워 만든 것으로 흙을 단단하게 다지는 역할을 했다. 고대에는 성(城) 벽을 쌓을 때 흙을 다져서 쌓아 올렸다. ‘工’ 자는 ‘달구’를 잘 다룬다 하여 ‘장인’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고 ‘장인’이나 ‘일’, ‘솜씨’라는 뜻으로 쓰인다.
‘恐’ 자는 흙을 다지는 도구인 달구를 들고 땅을 내리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또 다른 해석은 마치 달구로 심장을 내리치는 듯한 모습으로 사람이 놀라거나 공포에 떨게 되면 심장 소리가 크게 들리게 된다. ‘恐’ 자는 그러한 상황을 표현한 것으로 달구로 땅을 내리치면 ‘쿵’ ‘쿵’하고 소리가 나는 것을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주로 ‘두렵다’, ‘무서워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怖’ 자는 마음 심(忄), 천을 뜻하는 베 포(布)의 조합이다.
‘布’ 자는 갈포(葛布)나 마포(麻布)와 같은 의류용 직물을 다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는 삼이나 칡덩굴로 옷을 만들었는데 그것들을 연하게 다듬기 위해 몽둥이로 천을 두드려서 넓게 펼쳤다. 넓게 펼친다는 의미가 확대되어 ‘펴다’, ‘베풀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