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결례(缺禮)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나토) 공식 홈페이지에 윤석열 대통령이 눈을 감은 순간 촬영된 사진이 올라왔다. 나토 홈페이지에 올라온 나토 측과 아태 파트너국 정상 사진은 이 사진 한 장이 유일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외교적 결례가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졌다.
오늘은 결례(缺禮)를 파자로 알아보겠다.
‘缺’ 자는 항아리를 뜻하는 장군 부(缶), 옆모습이 트여있는 쾌(夬)의 조합이다.
‘缶’ 자는 술이나 간장 등 액체를 담는 용기를 표현한 것이다. 액체가 증발하거나 쏟아지지 않도록 용기와 뚜껑을 함께 그린 것이고,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항아리 항(缸) 자나 질그릇 도(陶) 자처럼 토기와 관련된 뜻으로 쓰인다.
‘缺’ 자에서 말하는 ‘이지러지다’라는 것은 한쪽 손잡이가 떨어져 나갔다
는 뜻이다. ‘夬’ 자는 한쪽 면이 트여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터놓다’라는 뜻이 있다. 그러므로 ‘缺’ 자는 무거운 항아리를 옮기는데 필요한 손잡이가 떨어져 제구실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의미에서 ‘이지러지다’, ‘없어지다’, ‘모자라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禮’ 자는 보일 시(示), 풍년 풍(豊) 자의 조합이다.
‘示’ 자는 신에게 제를 지낼 때 제물을 올려놓던 단(壇)을 그린 것이다. 신에게 제를 지내면 길흉이 나타난다는 의미에서 ‘보이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豊’ 제기 그릇 위로 곡식이 풍성하게 담겨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므로 ‘豊’ 자는 ‘풍년’이나 ‘풍성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옛날에는 추수가 끝나면 신[示]에게 감사의 제사를 지냈다. 이때 수확한 곡식[豊]을 풍성하게 차려 놓고, 해마다 농사가 풍년들게 해달라는 의식을 치르며 예의(禮義)를 다하였다 하여 ‘禮’ 자는 ‘예절’, ‘예물’, ‘의식’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악수’를 두고 여론이 분분하다. 이 또한 양국 간에 결례(缺禮)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