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인멸(湮滅)
[서울=뉴시스] 류현주 기자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22일 이준석 당 대표의 성상납 관련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해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인 가운데 이 대표가 윤리위 출석 의사를 밝혔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이번 한자교실에서는 인멸(湮滅)을 파자로 알아보겠다.
‘湮’ 자는 물 수(氵), 서녘 서(西), 흙 토(土)의 조합이다.
불 화(火)가 좌부변에 들어간 ‘煙’ 자를 살펴보면 물 수(氵)가 들어간 ‘湮’ 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煙’ 자는 아궁이에 불을 때고 있는 모습이다.
옛날에는 해가 서산 [西]으로 질 때 집집마다 아궁이에 불을 지폈었다. 여기에 물[氵]을 끼얹어 불기를 잠재운 형상이 ‘湮’ 자가 되는 것이다. 불기를 가라앉히고 연기를 매몰시켰다는 의미에서 ‘가라앉다, 잠기다’의 뜻으로 쓰인다.
‘滅’ 자는 물 수(氵), 없앨 혈(烕) 자의 조합이다.
‘烕’ 자는 불 화(火), 개 술(戌) 자의 조합이다.
‘戌’ 자는 고대에 사용하던 날이 볼록한 형태인 도끼를 그린 것이다.
‘滅’ 자를 파자하면 물[氵]은 홍수를 뜻하고, 불[火]은 화재, 도끼/ 창은 [戌] 전쟁 시에 쓰이는 무기로, 이것은 모두 지나치거나 잘못 쓰이게 되면 인류의 평화를 멸망시킬 수 있기에, ‘滅’은 ‘불이 꺼지다, 잠기다, 멸망하다’의 뜻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