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던트 2년 차의 간호사 폭행 사건이 노동운동의 계기
환자들을 위해서 희망과 비전을 세워주는 제2의 길 개척 축하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으로 암도 극복
유지현 위원장 뵈니, 남아있던 암들 놀라 다 날아갈 것
자기의 건강을 돌보면서 잘 살아가는 그런 삶이길
2017년 제25회 전태일 노동상 수상
<유지현 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퇴임, ”레지던트 2년 차의 간호사 폭행이 노동운동 계기“>
2022년 6월 17일 오후 6시, 고대 안암병원 유광사 홀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보건의료노조 6대, 7대 위원장을 역임한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명예퇴직하는 날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고대 안암병원 지부 간부 및 조합원들과 보건의료노조 본조 간부들 그리고 권영길 이사장(평화철도)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 레지던트 2년 차의 간호사 폭행 사건이 노동운동의 계기
이날 퇴임행사는 고대 안암병원 지부에서 전체 진행을 맡아 퇴임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유지현 지도위원은 노동운동에 발을 들인 계기에 대한 사회자의 질문에 ”제가 한 3년, 4년 차쯤 됐을 때, 레지던트 2년 차가 우리 ICU(집중치료실)의 간호사를 폭행을 한 사건이 있었고 그 의사는 인턴 레지 1년 차 때 돌아가면서 여러 사람을 폭행을 했기 때문에 저도 한번 걸렸었다. 그래서 ‘그 사람을 도저히 여기서 놔두면 안 된다. 그래서 내보내야 되겠다’라는 거를 노동조합하고 같이 투쟁을 했는데, 그때는 이렇게 전임자도 한 명이었고 그때 구로(고대구로병원)의 전임자가 제 친구여서 학교 동기 좀 도와달라고 하고, 대의원이 없는 우리 병동에서 대표를 뽑으라고 그러니 아래위로 중간인 네가 대표하는 게 좋겠다고 하여 제가 대표가 되어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렇게 마스크에 X자 긋고 이런 거죠. 피켓팅도 하고, 병원장 면담도 하고, 로비 농성도 하고, 신도림 역까지 가두시위 가고, 가운 입고 뭐 하여튼 그런 걸 하다가 당시에 위원장이었던 4대 위원장님, 이인관 위원장님 눈에 띄어서 ‘니가 간부 해볼래’ 그런 얘기가 좀 있었어요. 얘기를 하다가 제가 이제 손 들고 ‘뭘 합시다’ 이렇게 제안했던 게 당시에 볼 때는 일을 시키면 좀 잘하겠다고 보였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전임을 하자 그러다 보니까 시작이 됐고 사실 안암병원에 전임 1년 하고 위원장을 했다“고 밝혔다.
■ 환자들을 위해서 희망과 비전을 세워주는 제2의 길 개척 축하
유지현 전 위원장의 퇴임을 축하하는 영상 축사에서 김명환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5년 전에 우리 유지현 위원장께서 정말 인간다운 세상을 위해서 헌신하시다 병을 얻으셔서 힘든 과정을 거치셨다“고 암 투병 과정을 상기하고 ”그 과정을 잘 이겨내고 이렇게 쾌차하셨다고 하니 정말로 가장 반가운 소식“이라며 환영했다. 이어서 그는 ”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고 우리 아픈 분들을 위해서 정말 희망과 비전을 세워주는 제2의 길을 개척해 가신다고 한다. 아마 그 길에도 반드시 정말 희망의 빛나는 그런 영광의 모습들이 만들어질 거라고 확신한다. 다시 한 번 우리 유지현 위원장님의 퇴임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으로 암도 극복
김영주 국회의원은 이어진 영상 축사에서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으로 암도 극복하셨던 만큼 퇴직 후에 인생 제 2막도 활짝 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다시 한 번 유지현 위원장님의 암 완치 판정을 축하드리고 30년간의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권리 신장을 위해 헌신하신 노력에 진심으로 감사 축하드린다. 유지현 위원장님 힘차고 멋진 제2의 인생을 응원한다“고 축하했다.
■ 유지현 위원장 뵈니, 남아있던 암들 놀라 다 날아갈 것
퇴임 행사에 참석한 권영길 이사장은 무대에 함께 자리하여 ”제가 설암 투병중인데, 3개월 내지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는다. 한 2주 전에 MRI 촬영도 하고 CT 촬영도 하고 그랬는데, (어제) 담당 교수님이 아무래도 찜찜하다고 바로 조직 검사를 하자고 해서 내가 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 조직 검사를 그 자리에서 마취하고 혀도 좀 떼어내고 해서, 사실은 좀 이게(혀) 아픈 상태다. 어쨌든 결과는 2주 후에 나온다고 그러는데 오늘 유지현 위원장 뵈었으니까 저기 남아있던 암들 놀라서 다 날아가고 2주 후에 기분 좋게 이렇게 대면할 것 같다. 감사하다“며 덕담을 말했다.
■ 자기의 건강을 돌보면서 잘 살아가는 그런 삶이길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유지현 위원장의 퇴임을 축하하는 발언에서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그것보다 더 축하드리고 싶은 것은 지난 5년 동안 정말 건강을 잘 돌봐서 (암 투병) 완쾌 판정을 받은 것“이라고 축하하며 ”우리 보건의료노조 8만 조합원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지금까지 유지현 지도위원의 삶이 우리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또 보건의료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그런 삶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이후의 삶은 암 환자들과 함께하는 삶, 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삶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 삶도 정말 우리 유지현 지도위원이 자기의 건강을 돌보면서 잘 살아가는 그런 삶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향후의 발걸음을 희망했다.
■ 2017년 제25회 전태일 노동상 수상
유지현 위원장은 활동 과정에서 숱한 집회와 삭발, 수많은 농성, 아사 직전까지 가는 단식투쟁 등을 마다하지 않았고 결국 2017년 암 수술을 받으면서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수술 후,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고대병원지부로 복귀해 활동하다가 명예퇴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지난 6월 초 무사히 암 치료 5년을 경과 해 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는 기쁜 소식도 전해졌다. 그녀는 퇴임 이후, 암 환자들과 함께하며 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유지현 전 위원장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간호사로 입사한 뒤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하여 ▲2003년부터 6년간 서울지역본부장 ▲2009년부터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을 역임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보건의료노조 제6대, 제7대 위원장을 역임(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기) ▲2012년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 제정 발의 ▲2013년 진주의료원 폐업에 맞서 공공의료 강화 투쟁 ▲2014년 의료민영화반대 3차례 총파업 투쟁 ▲2015년 메르스 대응 투쟁 ▲2016년 촛불 시민혁명에 적극 앞장 ▲2017년 산별중앙교섭을 통해 95개 의료기관에서 신규인력 2천227명을 충원하고 비정규직 1만99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성과를 거두어 산별교섭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으로 ▲2012년 국제사무금융서비스노련(UNI-Global Union)로부터 “공포로부터 자유상”을 수상 ▲2015년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제5회 노동문화상 수상 ▲2017년 제25회 전태일 노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