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답답함

김홍관 시인
  • 입력 2022.06.07 08:27
  • 수정 2022.06.07 08: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답답함

 

나라를 잃었을 때 그 시대를 살아 가신 어른들은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살벌한 고등계 형사와 일본 순사, 검찰 밑에서 더 악랄하게 동포를 괴롭히던 앞잡이 놈들

 

'그대가 조국' 영화를 봤다.

내내 갑갑함과 분노 속에서 두 시간이 흘렀다.

종영 후 아무도 말이 없었다.

아무 말없음은 무수히 많은 말들의 표현이다.

 

침묵은 동조가 아님을, 순종이 아님을...

끝없는 자기 부정과 자기 성찰임을...

이 답답함은 마그마가 지표를 뚫고 나오려는 순간임을...

 

해방 이후 근 8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노덕술은 여전히 존재하며

왜놈 밑에서 배운 조작질은 여전하다.

 

지난날 서초동 대로에 모여 앉아 '우리가 조국이다.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외치던 수많은 목소리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서로간의 서로에게 힘을 싣고 숨을 쉰다면 강물은 언젠가 바다에 닿을 것이다.

 

역사의 물줄기는 도도히 흐른다.

그 흐름의 빠르기가 더딜뿐이다.

이 답답함도 청량한 한줄기 바람에 씻기울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하루, 또 하루를 살아가는 수많은 조국이 함께할 것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피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