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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 56

윤한로 시인
  • 입력 2022.05.30 20:25
  • 수정 2022.05.3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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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저리 산유회를 가다

 

 

그저

산 언저리에서

 

그저

시의 언저리에서

 

그저

삶의 언저리에서

 

그저

술청 언저리에서

 

저 황혼의 초췌에 비칠거리는 영혼

끈적한 눈길

 

옛날

걔네들

 

아직도

그대로네

 

망가질 듯

오오냐, 망가지지 않는다

 

 


시작 메모

우리는 모든 중심과 중앙 패권 거절했다. 권위 부 저잘남 안위 지성 사색 따위 다 거절했다. 외모 따위 거절했다. 다들 존만했다. 문학이고 사랑이고 시대고 언저리를 맴돌았다. 실패하고 찢어지고 갈라지고 채이고 밤마다 절망에 절어서 깔창을 몇 장씩 날리곤 마침내 연못시장 보은 연지 새집 호텔들에 떼거지로 망가졌다. 새처럼 깃들었다. 우리는 언제나 걔네들이었다. 걔네들한테 걔네들이 됐다. 생각할수록 아프다. 이제 세월뿐만 아니라 시대도 이렇게 언저리에 머물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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