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 밖으로 돼지를 가득 실은 트럭이 보인다.
투명한 빛이 흐르는 걸 보았다.
헤세의 정원 가는 길
마혜경
송추로 뻗은 길
햇살이 칠해진 도로는 들꽃의 환영을 받으며 자라고 있다
돼지를 태운 트럭과 내가 나란히 굴러간다
어디로 가는 걸까
분홍색 눈동자가 편지를 쓰지만
단어가 모자라 갈림길에서 헤어진다
헤세가 있나요
그는 오지 않습니다
크림을 덮은 베이컨이 정갈하게 누워있다
여긴 어딜까
헤세는 없고 정원만 기다리는
나이프와 포크가 승리를 시연하기 위해
날카롭게 빛나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