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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에게 가고 나 그대에게 오고』 - 52

윤한로 시인
  • 입력 2022.05.03 09:06
  • 수정 2022.05.0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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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푸레 별

 

 

벨라뎃다*

저년은 나쁜 년

 

벨라뎃다

저년은 못된 년

 

무식하고 교만한 년

 

그저

그렇고 그런 년

 

* 프랑스 루르드의 천주교 성녀

 

 

시작 메모

만 권 책을 읽느니 단 한 번 희생 선행이 훨씬 낫구나. 온갖 지식 지혜 다 갖느니 양심의 가책 한 번, 그 괴로움이 훨씬 값지구나. 세상 부귀 영화 명예 영광 속에 빛나느니, 겹겹 몸을 두르느니, 나쁜 년, 못난 년, 야비한 년, 사람들 모욕과 분노 증오로 손가락질, 얼굴에 침뱉음 당함이 훨씬 기쁘구나. 애시당초 귀하고 부유한 몸으로 태어나느니 벌거숭이 물방앗간 천민 딸로 태어났음이 훨씬 더 큰 은총이었구나. 찢어지게 가난한 데다 작고 못나고 영리한 구석이란 한곳 없이 우둔할 뿐더러 언제나 병치레에 시달렸으니 얼마나 깨끗했을까. 그러구러 자애로운 성모님께서 몸소 찾아온 저 깨끗한 벨라뎃다 성녀여, 우리 모두에겐 깊은 위안이구나. 평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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