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혈세(血稅)
尹 당선인의 다음 달 10일 취임식 후 만찬 장소가 신라호텔 영빈관으로 확정됐다고 대통령 취임 준비위원회 관계자가 25일 한겨레신문을 통해 밝혔다.
역대 최대 취임식 비용과는 별도로 고급 호텔을 빌리고 벤츠 등 수백 대의 의전차량을 계약하는 등 수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시간 한자교실에서는 혈세(血稅)를 파자로 알아보겠다.
피 혈(血), 세금 세(稅) 자를 쓰고 있다.
‘血’ 자는 그릇 명(皿) 자 위에 점 [丿] 하나가 찍혀 있는 모습이다.
점[丿]은 ‘핏방울’을 뜻한다. 고대(古代)에는 소나 양의 피를 그릇에 받아 신에게 바쳤다고 한다. 당시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방식을 이용해 그림으로 나타냈으며 ‘피’ 또는 ‘물들이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稅’ 자는 벼 화(禾), 바꿀 태(兌)의 조합이다.
‘禾’ 자는 벼가 여물어 고개를 숙인 모습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을 보면 고개 숙인 이삭과 뿌리가 묘사되어 있다. 그러므로 ‘벼’, ‘곡식’, ‘모’라는 뜻으로 쓰인다.
‘兌’ 자에 쓰이는 ‘八’ 자에는 ‘나누다’라는 뜻이 있다. 옛날에는 아들을 못 낳으면 큰집이나 작은 집의 아들을 데려다 양자를 삼기도 했다. 그때 아들을 데려올 때 얼마간의 보상을 주고 데려온다는 의미에서 ‘바꾸다’라는 뜻이 부여됐을 것으로 필자가 추측해서 파자해 본 것이다.
화폐가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벼[禾]로 나라에 세금을 바쳤다. ‘兌’ 자가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 것은 백성들이 기쁜 마음으로 세금을 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나라를 태평성대로 다스리는 성군을 신뢰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윤 당선인은 시작부터 국민의 원성(怨聲)으로 출범하고 있다. 임기 5년이 지나면 또 어디로 바뀔지 모르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천문학적인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것도 부족해서 취임식 비용이 33억 1800만 원으로 역대 최대?
청와대 입성 거부, 국방부로 이전에 외교관 공관도 접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는 치솟고 있고,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 여파로 서민들은 당장 생계도 막막하다는 것을 윤 당선인은 알고 있는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하면 될 것을, 이 어려운 시기에 행사를 축소, 또는 생략해야 마땅할 터인데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