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안보(安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전 기간 동안 국방부 전산 시스템 마비로 인한 국가 안보를 염려하고 있다.
사진 속 윤 당선인의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이 최고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국가 대업에 속한 그의 집무실 용산 국방부 이전이 과연 국민들의 뜻에 부합하는 건지 강한 의문이 든다.
이번 시간 한자교실에서는 안보(安保)를 파자로 알아보겠다.
‘安’ 자는 집 면(宀), 여자 여(女)의 조합이다.
‘宀’ 자는 사방이 지붕으로 덮어 씌워져 있는 형상을 나타낸 것으로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집’이나 ‘건축물’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女’ 자의 갑골문을 보면 여자가 손을 앞으로 모으고 무릎을 꿇고 단아하게 앉아 있는 자태를 표현한 것이다. 부수로 쓰일 때는 여자와 관계된 의미를 전달한다.
‘安’ 자는 현명한 아내가 집에 있어야 ‘편안하다’ 또는 ‘안정적이다’라는 뜻이다. 그만큼 고대(古代)로부터 현재까지 아내, 즉 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깨우침을 주는 글자이다.
‘保’ 자는 사람 인(亻), 어리석을 매(呆) 자의 조합이다.
‘呆’ 자는 입 구(口), 나무 목(木) 자의 조합이다.
비유하자면 노력은 하지 않고 나무 아래에서 입을 벌리고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어리석은 사람을 뜻한다.
‘保’ 자는 부모가 아이를 업고 있는 모습이다. 어리석다는 것을 아직 성숙되지 않은 어린아이에 비유해서 부모가 자식을 인도하듯이, ‘보호하다’, ‘지키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집무실 용산 이전 여론조사에서 반대 58.1%, 찬성 33.1%, 잘 모름 8.7%, 결과적으로 반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그가 평소 내세운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라는 슬로건을 말로만 하지 말고 경청을 통해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나라의 수장(首長) 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