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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528] 리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의 '해방'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2.02.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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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17일 목요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 우승자이자 오케스트라상을 거머쥔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의 한국 데뷔 무대인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2월 17일 연주회는 역시 코리안심포니가 시행하는 작곡가 육성을 위한 '아틀리에' 출신의 임영진의 위촉 초연작과 뒤셀도르프 심포니 오케스트라 첼로 수석 김두민의 협연 그리고 2부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으로 구성되었다.

제1회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 우승자인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의 한국 데뷔 무대

임영진의 <상한 갈대, 꺼져가는 등불>은 이도 저도 아닌 그저 소리의 나열이었다. 악기들의 조합에서 오는 단선율적인 모노포니식의 전개였다. 오늘 음악회의 타이틀인 '해방'과도 정부에서 연일 주장하는 백신접종과 그에 따른 후유증 만큼 연관성을 찾기 힘들었다. 곡을 쓰고 작품에 부여한 작곡가가 스스로 부여한 철학은 차치하고라도 2021 작곡가 아틀리에 심사평으로 "작품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작곡가요 기술은 물론 낭만적인 상상력이 풍부하다"라고 평을 하고 선정한 심사위원에게 되묻고 싶다. 도대체 어떤 점을 믿고 맡길 수 있으며 어떤 부분에서 어떤 낭만적인 상상력이 풍부했냐고....아창제가 되었든 콩쿠르나 공모제 등 매번 그 나물에 그 밥인 심사위원 Pool이 바뀌지 않는다면 반복될 뿐이다. 전문가? 그래봤자 좁디좁은 현대음악의 범위 내에서 배우고 몇 개 쓴 게 다인 고립된 집단의 몇몇일건데 이제는 이런 스타일, 편협성, 배타성에서 해방되고 벗어나고프다. 아~~그러고 보니 역설적이게도 음악회 타이틀인 '해방'과도 기가 막히게 부합한다.

왜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을 들을 때마다 서로 다른 시대의 3명의 각기 다른 작곡가가 한 악장식 옴니버스식으로 작곡하고 후대에 한편으로 엮은듯한 느낌에서 벗어나지 않을까? 악장마다 스타일도 조금씩 달라 파파 하이든이 작곡했다기 보다 짜깁기한 흔적이 역력할까? 첼로의 김두민 역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느껴지는 악장들간의 서로 다른 이질감을 확연히 드러나게 표현했는데 그래서 또한 여기서도 역설적이게 곡의 함의에 근접했다고 할 수 있다.

하이든 첼로협주곡 1번을 협연한 김두민(우)

시벨리우스에서는 조금만 더 밀착되고 강렬하고 뜨겁게 울부짖었더라면.....바지의 밑단을 접고 맨발로 땅을 일구는 투박한 농부의 모습처럼 조금만 더 거칠었더라면...엘리야스 피터 브라운은 밑바닥에서부터, 깊은 심연의 자락에서 그 야생을 끌어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세련되고 우아한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아닌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북구 시골의 악단이 뿜어내는 광활함이 배제되었다. 비수 같은 날카로움은 덜하더라도 2악장 '단장의 메아리' 같은 저음 멜로디를 이끌어낸 트럼펫, 3악장 트리오에서 아주 짧은 순간 비록 6개음의 음만 긋지만 끈적거린 밀착을 이끌어낸 첼로 솔로, 이 곡의 백미 중의 백미인 3악장 두 번째 트리오 단락에서 엘리아스와 코심은 피어오르는 호수의 기운, 상고대와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4악장의 끈질긴 저음 그라운드베이스에서 생성된 기운을 통해 상승 기류를 통해 날아오른다. 해방의 열망과 독립의 갈망, 자유를 추구하는 열풍이.......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바로 어제(2월 1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대학교 피아노과 교수인 아비람 라이케르트의 연주를 들었다. 1996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국제 콩쿠르인 제1회 동아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한 라이케르트가 20년이라는 세월을 흘러 이립(而立 )을 거쳐 대가가 된 것처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통해 기회를 얻고 데뷔를 한 27세의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의 도약과 미래로 창창하기 이를 데 없다. 코심이 진행하는 일련의 프로젝트를 통해 이제 우리도 이념과 진영, 세대 등의 모든 갈등구조에서 진정으로 해방되어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과 같은 국민 통합과 애국심 고양을 위한 작품도 나오고 존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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