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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의 시소詩笑] 착하게 굴러갑니다

마혜경 시인
  • 입력 2022.02.1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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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지구 안에서 걷는 방법은?
오롯이 착하게 굴러가기!

 

굴러가는 것은 모두 착하다 ⓒ이철원
ⓒ이철원

 

착하게 굴러갑니다

- 마혜경

 

 

  손수레가 지나간다 꽃 한송이 다가온다 납작한 가슴, 옷핀 하나에 매달린 꽃, 바람에 흔들린다. 매정하게 뗄 순 없지 애가 준 걸. 할머니가 가다 선다. 꽃이 가다 선다. 활짝 피는 일은 갈 뿐 서지 않는다 골목에 숨은 어둠이 이름을 부른다 꽃은 귀를 막아 뒤돌아보지 않는다. 홀로 키운 손녀딸, 기죽지 마라 그 할머니 죽지 마라. 삐딱한 무게중심 핀 하나에 매달려 굴러간다

 

  할머니 이거 오백 원, 여기서 주웠어요. 아니, 거기 그냥 둬 요즘 애들 줍는 재밀 통 몰라. 흙 묻은 동전 둥근 바퀴 노을을 밟고 굴러간다 가슴에 핀 꽃 시들지 않고 붉게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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