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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혜경의 시소詩笑] 키가 큰 아침

마혜경 시인
  • 입력 2022.02.15 10:01
  • 수정 2022.02.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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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웃음엔 국경이 없다.
술래를 뽑기 위해 가위 바위 보를 할 때가 그나마 가장 서로를 견제할 때.

 

꼭꼭 숨어라 ⓒ마혜경

 

키가 큰 아침

 
- 마혜경

 

 

송도 국제도시 초고층 호텔

꼭짓점을 피해 앉은 외국인들이 같은 아침을 먹는다

냅킨으로 입술을 두드리고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무례함은 에티켓이 될 수 없다

얌전한 척이라면 몰라도

 

따분한 아이들이 모여 숨바꼭질을 한다

노란머리가 술래인데 검은머리 아빠가 일어선다

검은머리가 들켰는데, 노란머리 삼촌이 곱슬머리를 가리킨다

 

얌전을 모르는 아이들

얌전빼는 어른들

같은 아침을 먹어서 같은 소리로 웃을까

 

세상이 인정한 소란

68층에 깃발을 높이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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