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박빙(薄氷)

20대 대통령 선거 첫 대선후보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4자 후보의 TV 토론이 3일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이번 토론이 박빙(薄氷)인 대선 판세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한자교실에서는 박빙(薄氷)을 파자로 알아보겠다.

‘薄’ 자는 풀을 뜻하는 풀 초(艹), 물 수(氵), 두루 퍼지다는 뜻의 펼 부(尃)의 조합이다.

‘艹’ 자의 원래 모습은 땅 위로 올라온 초목을 그린 것으로, ‘艸’ 원래는 두 개의 잎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부수로 쓰일 때 좀 더 간략화되어 지금은 ‘艹’ 변형되어 쓰이고 있으며 대부분이 식물이나 식물의 성장 과정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갑골문의 ‘水’ 자를 보면 시냇물 주위로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물’을 표현한 것이다. 부수로 쓰일 때 글자 왼쪽에 위치할 때는 자형이 이런 모습이고‘氵’, 글자 아래쪽에 위치할 때는 ‘氺’ 자로 바뀌게 된다.

예시: 씻을 세 (洗)

사나울 폭 (暴)

‘尃’ 자는 밭에 [甫] 작은 [寸] 채소들이 자라는 모습이 펼쳐진 형상을 그린 것이다.

‘薄’ 자는 강 옆 넓은 논밭에 모종을 펼쳐 심은 모습이고 거기에 수초(水草)가 띠를 둘러 엷은 막을 드리운 형상에서 ‘엷다’나 ‘얇다’라는 뜻이 있다. 농부가 많은 수고를 하면서 풀을 뽑아내도 끊임없이 자라서 농부를 힘들게 한다는 뜻에서 ‘야박하다’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氷’ 자의 갑골문을 보면 무언가가 솟아오른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것은 평평했던 강의 얼음이 깨지면서 부풀어 오른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해서에 소개된 ‘冰’ 자에서 지금은 점 하나를 생략한 ‘氷’ 자로 쓰고 있으며 ‘

얼음’이나 ‘서늘하다’, ‘엉기다’라는 뜻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