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청원(請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장모 최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판사를 탄핵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무죄를 선고한 윤 부장판사가 윤 후보와 사법연수원 동기로서 피고인의 이해당사자라고 볼 수 있으니 애초에 배제됐어야 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번 한자교실에서는 청원(請願)을 파자로 알아보겠다.

‘請’ 자는 말씀 언(言), 푸를 청(靑)의 조합이다.

‘言’ 자 위에 오는 부분은 원래 ‘亠’ 네이버 한자사전의 보기와 같이 첫 획이 위로 뻗은 모양이었다. 이것은 옛날 선친들이 머리에 쓰던 갓을 상형화한 것으로 말을 할 때에는 ‘머리로 두 번 생각하고 말을 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오늘날 간편하게 쓰다 보니 자형이 지금과 같은 모양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

‘靑’ 자는 주인 주(主), 화폐단위 엔(円)의 조합이다. 푸르다는 의미는 탐욕이 없고 맑다는 뜻이고 ‘円’에는 돈의 단위를 뜻하니, 금전, 권력, 재물 앞에서도 청렴함이 주(主)가 먼저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靑’ 자를 풀이할 수 있다.

‘願’ 자는 근원 원(原), 머리 혈(頁)의 조합이다.

‘原’ 자는 깊은 골짜기에서 깨끗한 [白] 물[川]이 흘러나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곳이 곧 물의 근원이라는 뜻에서 ‘근원’, ‘근본’으로 쓰이고 있다.

‘頁’ 자는 사람의 머리와 눈, 다리가 함께 그려진 것으로 ‘머리’나 ‘얼굴’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단독으로 쓰이기보다는 다른 글자와 결합하여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願’ 자는 물이 흘러나오듯이 [原] 머리에서 [頁] 생각이 떠올라 원하는 것을 요구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