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럴
똥구멍이 찢어져라
가난하고 어렵던 시절이어라
그래도 개떡 인심은 좋았으니
그 누가 개떡 먹는 걸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을라 치면
즈이도 그것밖에 먹을 게 없지만
별도리 없어라
한 쪼가리 떼어 주고 말았으니
꺼끌꺼끌 말라붙어
양중엔 차돌멩이만큼이나 딱딱한 개떡
그 한 쪼가리를 또 애꼈다간
미웁고도 싫어라
마침내 막내 모개한테까지 떼어 주니
어린 마음에도 묘리 없어라
개떡은 본디 떼어 주고 또 떼어 주란 것인가
감출 수도 숨길 수도 없는 것이던가
이 구석 저 구석 굴러다니며 발로 채이기까지
나누고 나누어도 왜 그렇게 남는 것이냐
이따금 그립고도 목이 메네그려 지기럴
개떡 천심이여
시작 메모
개떡 먹는 곁에서 한 쪼가리 얻어먹으려 발로 채이며 갖은 놀림을 받으면서도, 그때 우리는 아프지 않았다. 미워하지 않았다. 슬프지 않았다. 창피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떳떳했다. 끝끝내 빌어먹듯 얻어먹고야 말았으니, 이기고 말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