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봉
귀 소지는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간지럽고 답답해서 못 견디지.
양지바른 마루에서 엄마 무릎 베고 누워
엄마가 귀소지 해주던 추억이 떠오른다.
엄마 생각만 하면 저 아래서 울컥 올라오는 건 이제 엄마 뵐 날이 멀지 않아서 겠지.
잠이 들락 말락 할 때쯤 돌아누우라시던 말씀이 아련하다.
나무로 된 면봉으로 귀를 후빈다.
침을 손바닥에 묻히고 면봉을 또르르 굴린다.
귀 청소를 하는데 시원하지 않아
조금만 힘을 주면
면봉은 기다렸다는 듯이 똑 부러진다.
부러진 면봉 중에 남아 있는 조금 긴 것으로 귀 청소를 한다.
안부러지고 시원하다.
인생을 느낀다.
면봉처럼 부러져 본 자만이 스스로 단단해지는 법이다.
힘들어도 엄마 뵐 날까지 힘내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