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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봉

김홍관 시인
  • 입력 2022.01.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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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봉

 

귀 소지는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간지럽고 답답해서 못 견디지.

양지바른 마루에서 엄마 무릎 베고 누워

엄마가 귀소지 해주던 추억이 떠오른다.

엄마 생각만 하면 저 아래서 울컥 올라오는 건 이제 엄마 뵐 날이 멀지 않아서 겠지.

잠이 들락 말락 할 때쯤 돌아누우라시던 말씀이 아련하다.

 

나무로 된 면봉으로 귀를 후빈다.

침을 손바닥에 묻히고 면봉을 또르르 굴린다.

귀 청소를 하는데 시원하지 않아

조금만 힘을 주면

면봉은 기다렸다는 듯이 똑 부러진다.

부러진 면봉 중에 남아 있는 조금 긴 것으로 귀 청소를 한다.

안부러지고 시원하다.

 

인생을 느낀다.

면봉처럼 부러져 본 자만이 스스로 단단해지는 법이다.

힘들어도 엄마 뵐 날까지 힘내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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