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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현대 정치사의 주역들, '위대한 정치인, 3金'

권용
  • 입력 2021.12.31 15:06
  • 수정 2022.01.0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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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의 주역이자 대통령까지 역임했던 김영삼과 김대중, 그리고 킹메이커 김종필까지 대한민국의 현대 정치사를 풍미한 3金의 역사를 예리한 언론인 시선으로 풀어 쓴 책이다.

저자는 KBS 기자, 정치부장, 사장을 거치며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약했다. 이 책은 그 당시의 취재기록을 바탕으로 그들의 모습을 투영해 시대를 복원한 책이다. 그들의 모습을 직접 취재하며 경험했던 산증인으로 기자시절부터 30여 년간 기록한 취재수첩 30권과 일기장 40여 권을 꺼내 '위대한 정치인' 3金을 재조명했다. 특히 3金 시대의 시작이자 민주화의 열망이 가득했던 ‘서울의 봄’ 당시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국면을 숨 가쁘게 추적한 대목은 우리 현대사의 살아있는 현장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저자는 3金 모두에게 직접 쓴 휘호를 선물 받았다는 인연으로 그들이 남긴 족적과 붓글씨 뿐만 아니라 파란만장했던 그들의 삶과 이야기, 인간적인 모습과 사람들이 잘 모르는 3金의 모습을 소개한다.

 

3金에 대해 이야기하면 2021년을 살아가는 어린 세대들에게는 낯선 이름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야말로 이제는 역사 수업을 통해서야 만날 수 있는 위인으로 남게 된 것이다.ⓒ권용

 

3金에 대해 이야기하면 2021년을 살아가는 어린 세대들에게는 낯선 이름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야말로 이제는 역사 수업을 통해서야 만날 수 있는 위인으로 남게 된 것이다.

저자는 경기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3金이 누구에요?”라는 질문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1973년 KBS 공채 1기 기자로 시작해 KBS 사장까지 30여 년간의 언론인 생활을 마무리 한 저자에게는 젊은 세대가 한국 현대정치사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큰 인물3金을 모른다는 역사적 단절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약하며 3金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저자는 3金이 잊혀져가고 대한민국 현대사가 잊혀져 가는 현실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기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

3金 시대의 살아있는 산증인인 저자는 한국 현대정치사를 풍미했던 3金의 역사를 젊은 세대와 우혼들에게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 책을 통해 혼란스러웠던 그 시대를 복원했다. 언론인으로서 우리 사회의 위인을 찾아내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의무라고 여겼던 저자는 3金이 과연 정치 분야의 위인, 즉 ‘위대한 정치인’으로 평가받을 만한 인물인지를 이 책을 통 검증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3金 시대를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총 3시기로 구분하며 그들이 활약했던 당시의 정치적 행보와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최초 3金 시대는 1979년 10·26사태 이후 3金이 각 당의 총재와 민주화인사로서 정국을 주도하던 시기로, 1980년 5월 17일 김대중·김종필의 구금, 김영삼의 가택 연금으로 막을 내린다. 두 번째 시대는 1987년 3金이 각 당의 총재로서 맞붙은 13대 총선부터 1990년 3당 합당까지를 이르며, 마지막 시대는 1995년 김종필이 민자당 탈당 이후 자민련을 창당하며 3金이 다시 한 번 각자 당을 진두지휘하고 2004년 김종필의 정계 은퇴를 끝으로 3金 시대의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를 말한다.

저자는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오랜 시간 활약하며 축적한 자료를 통해 독자들을 순식간에 3金 시대로 끌어들인다. 무엇보다 그가 정치부 기자로 남긴 취재수첩 30권과 데스크로서 남긴 일기장 40여 권에 담긴 기록을 바탕으로 3金 당시의 정치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저자가 전국 각지를 누비며 3金 시대를 본격적으로 취재하던 시기, 3金 시대의 개막은 민주화의 열망이 가득했던 '서울의 봄’과 맞물린다. 11차례의 양김 회동을 비롯해 1980년 5우러 17일 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3金의 체포와 가택연금으로 '서울의 봄’이 허무하게 저무는 순간까지, 정신없이 흘러가는 대한민국의 정치국면을 숨 가쁘게 추적한 대목은 언론인 출신 저자의 진가를 보여주는 이 책의 백미이다.

이 책은 3金의 정치 활동을 낱낱이 보여주는 한편 저자 자신의 경험과 정치인 3金의 인간적인 모습과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여러 이야기를 소개한다. 예를 들어 3金 모두에게 직접 쓴 휘호를 선물 받은 보기 드문 인연의 소유자이며 그들이 자신을 부른 호칭도 각각 다르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영삼은 뜻을 함께한다는 ‘동지’, 김대중은 존칭인 '선생', 김종필은 객관적 지위인 '부장'을 사용하는데 사소한 호칭일 뿐이지만 이런 부분을 통해 3金 각각이 가진 그들의 숨겨진 면모를 발견한다.

이 외에도 그들의 정치 스타일과 성격이 드러나는 3金의 명언, 연설, 그리고 술값을 계산하는 방법까지 흥미롭고 다양한 소재를 풍부하게 이야기한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정계에서 은퇴하고 미국에서 은둔하던 당시 김종필이 그린 '설악의 초겨울’에서 그의 정치적 입지와 소회를 엿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김덕룡, 한화갑, 조용직 전 의원 등 3金의 최측근과 언론인 연구·친목단체인 디지털저널리즘연구소 소속 동료 언론인들도 목소리를 보태 다각적인 측면에서 인간 3金을 살펴봤다.

저자는 김영삼은 '부지런한 승부사', 김대중을 ‘꼼꼼한 집념의 정치인', 김종필을 '감성적 협상가'라 이야기한다. 14대 대선 당시 '초원복국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공명선거를 꿈꿨던 자신이라 주장하며 위기를 극복했던 김영삼의 승부사 기질,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며 마침내 대통령의 꿈을 이뤘던 김대중의 집념, 풍부한 감성을 지녔고 3당 합당, DJP 연합 등으로 정국의 향방을 결정했던 김종필의 협상가적 면모를 그들 각각의 주요한 장점으로 본 것이다.

저자는 3金이 한국 사회의 '편 가르기' 문화를 고착시켰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도 그들이 수십 년간 대한민국 정치에 큰 업적을 남긴 '위대한 정치인'이라 말한다. 특히 김영삼은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실시, 김대중은 IMF 위기 극복과 일본 대중문화 개방 및 남북정상회담 개최, 김종필은 협치의 리더로서 정국을 주도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이 책은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미래 세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귀감을 삼을 만한 훌륭한 자산인 3金의 행복와 업적을 충실히 기록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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