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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 열사 제막식 추모시] 지금, 여기, 오소서(II)

권용
  • 입력 2021.12.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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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남 기 열사여 !

 

백남기 열사여

그리움으로 불러봅니다.

부끄러움 무릅쓰고 불러봅니다

목이 메어 목마름으로 불러봅니다

 

백남기 열사여

역사의 한복판에서

민중역사의 머릿돌이 되신 열사여

 

전봉준이 역사였고

여섯 열사님들이 역사였고

전태일이 역사였고

광주항쟁 열사님들이 역사였고

박종철 이한열이 역사였듯이

백남기가 역사입니다

 

우리는 오늘 여기서

다시금 되새기고 다짐합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오늘부터 내일까지

백남기는 역사입니다

 

박정희 유신독재와의 싸움 ---

박정희 딸 박근혜독재와의 싸움 ---

당신이 지난 세월 젊음을 바쳐 싸워왔고

평생 동안

사람사랑, 흙사랑, 우리밀사랑으로 살면서

마지막으로는 물대포 직사포 죽임에

죽음으로 싸운 대물림 독재와의 싸움

그 거룩한 몸바침 마음바침 투쟁

 

그 싸움으로 이루어낸 촛불혁명

촛불혁명의 촛불은 살아 있으되

그 혁명은 배신당했습니다

 

촛불혁명은 배신당했습니다

먹장구름이 걷히고 새 하늘이 왔다고

너도나도 환호했지만

촛불정부의 촛불은 사위어가고 있습니다

 

여기 여섯 의혈선배님들께서 목숨 바쳐 이루어낸

사월혁명이 구태정치인에게 배신당했고

박정희 군사쿠데타에 짓이겨졌듯이

촛불혁명은 배신당했습니다.

 

백남기 열사여

 

지금 여기 오셔야겠네요

지금 여기 저희들 못난 아우들 가슴 속에 살아 오셔야겠네요

생명평화 밀알로 살아 오셔야겠네요

비폭력평화 촛불로 살아 오셔야겠네요

 

촛불혁명의 도화선

열사의 죽음을 헛되이 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벌어지고 있는 배신의 역사

이 껍질뿐인 가식의 역사

다시 몰려오는 독재의 먹구름

유신독재 대물림독재의 앞잡이 찌꺼기들을 보소서

 

백남기 열사여

백남기정신으로 오소서

 

저희들 가슴에 불덩어리

사랑의 에너지로  타오르소서

분노의 에너지로 솟구치소서

 

살아서 역사

죽어서 역사

역사의 한복판에서

백남기정신으로 일어서게 하소서

다시 또다시 어깨 걸고 일어나게 하소서

 

지금, 여기, 오소서!

 

백남기 열사(사진=위키백과 갈무리)

 

임종철 시인

김포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실천문학’에 시 「에므왕」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1989년 약사시인 공동시집 『굼벵이들은 무얼 하고 있을까』, 2013년 시집 『장마철에』 등을 출간했다. 현 한국문학평화포럼, 문학의학학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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