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숙 한자교실] 방역(防疫)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실시된 방역패스 적용 조치가 일주일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13일부터 본격 적용됐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최대 48시간 이내 유전자 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가 없을 경우에는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금지된다. 위반 시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2021. 12. 13.한국일보 기사 중

이번 한자 교실에서는 방역(防疫)을 파자로 알아보겠다.

막을 방(防), 전염병 역(疫) 자를 쓴다. ‘防’ 자는 언덕 부(阝), 모 방(方)의 조합이다.

갑골문의 ‘阜’ 자를 보면 평지에 쌓여있는 흙을 세로로 그린 것이다. 단독으로 쓰이기보다는 주로 부수 역할만을 하며 좌측에 위치할 때는 阝로 바뀌게 된다. 우측에 위치할 때는 고을 읍(邑) 자가 변형된 것이니 구분에 주의해야 한다.

‘方’ 자는 소가 끄는 쟁기를 그린 것으로 방향을 조절하는 손잡이와 봇줄이 함께 그려져 있다. 밭을 갈 때 소가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방향’이라는 뜻과 밭이 사각형이기 때문에 ‘네모’라는 뜻도 파생되어 ‘네모’나 ‘방위’, ‘방향’, ‘두루’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뜻을 나타내는 언덕(阝=阜)과 소리 음(音)을 나타내는 방(方)이 합하여 ‘防’ 자는 둑을 쌓아 언덕을 만들어 무언가를 막는다는 뜻이다.

‘疫’ 자는 병질 엄(疒), 몽둥이 수(殳)의 조합이다.

‘疒’ 자는 병이 든 사람이 침대에 누워있는 모양으로, ‘병들다’나 ‘앓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단독으로는 쓰이지 않고 다른 글자와 결합하여 다치거나 질병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殳’ 자는 손에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치다’나 ‘때리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疫’ 자는 전염병 증상이 온몸을 몽둥이 [殳]로 두들겨 맞은 것 같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