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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495] 피아니스트 윤디 리 성매매 혐의로 중국공안에 체포

성용원 작곡가
  • 입력 2021.10.2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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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시 차오양구 공안은 주민 신고를 받고 한 주택 단지에서 성매매를 한 남성과 여성 한 명을 붙잡았다. 29살의 여성과 함께 30대 후반의 잘생긴 남자였다. 이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18살 때 세계 최고의 피아노 콩쿠르인 쇼팽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윤디 리(李雲迪·39), 랑랑과 더불어 중국의 가장 유명한 피아니스트로 꼽힌 그가 성매매 혐의로 공안에 붙잡혀 구류 처분을 받았다고 로이터가 중국 관영 인민일보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윤디 리는 공안 조사에서 성매매 사실을 인정했으며 행정구류 처분으로 단기간 구금됐다. 공안은 웨이보 계정에 이런 사실을 공개했다. 사건을 보도된 인민일보의 윤디 리가 매춘 혐의로 구금됐다는 기사에는 게시 2시간 만에 7억9000만번 조회, 댓글을 20만개가 달렸다고 로이터는 전하면서 음악팬들이 받은 충격을 알리고 있다.

피아니스트 윤디 리, 사진출처: 윤디 리 인스타그램

2000년 세계적 명성의 쇼팽 콩쿠르에서 18세의 나이로 사상 최연소 우승을 기록하면서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떠 오른 윤디리는 클래식 음악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비엔나, 뉴욕, 상트페테르부르크, 프라하 등의 대도시에 연주하며 곳곳에 윤디리 콘서트 포스터가 붙어 있을 정도로 대중의 관심은 지대했다. 2015년에는 쇼팽 콩쿠르 최연소 심사위원이 되기도 했다. 그는 같은 해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함께 토요타 광고를 찍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그해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공연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하면서 자꾸 틀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중단하는 사태에 휘말리기도 했다. 연주를 다 마치지도 않고 대기실로 퇴장하는 등 실수와 불성실한 태도로 구설에 오른 그는 며칠 뒤에야 웨이보에 중국어로 “서울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실수를 범한 데 대해 음악팬 여러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중국 관영 CCTV의 춘제 프로그램에 단골 출연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만큼, 중국 매체들은 "유명인은 인생 도로의 흑백을 잘 구분해야 한다. 흑백의 건반에 황색(음란)이 있으면 안되고 더욱 깨끗해야 한다"라며 일제히 비난했다. 윤디리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은 온라인에서 즉시 삭제됐고 중국음악가협회는 회원 자격을 취소했으며 모교인 쓰촨음악학원은 그의 이름으로 된 표지판을 철거했다. 내년 시진핑 주석의 세 번째 집권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문화계 '정풍 운동'이 이번 사건으로 더욱 확산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쇼팽 콩쿠르 우승 전성기 때는 진짜 피아노가 맑고 영롱해서 황홀할 정도의 기량을 보여줬던 아시아계 최대 스타 피아니스트의 몰락에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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