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원 음악통신 491] 리뷰: 제38회 대한민국국제음악제 UN 세계 장애인의 날 선포 제40주년 기념 장애인국제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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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 음악통신 491] 리뷰: 제38회 대한민국국제음악제 UN 세계 장애인의 날 선포 제40주년 기념 장애인국제음악회
  • 성용원 작곡가
    성용원 작곡가 klingsol@hanmail.net
  • 승인 2021.10.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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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일 일요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국제연합(UN)이 지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 40주년을 기념하여 지휘자 차인홍, 피아니스트 이재혁, 테너 최승원,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과 세계연합장애인오케스트라가 신체적 장애와 사회적 편견을 딛고 음악의 힘으로 전 국민이 하나가 되는 단합과 감동의 물결을 조성하자는 취지가 올해로 38번째가 되는 국호를 걸고 개최되는 국제음악제의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과 지휘자 차인홍 그리고 세계장애인연합오케스트라 & 소리얼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음악비평의 잣대는 장애를 극복한 인간승리의 휴먼스토리와 무관하게 음악적 기량이 되어야 할 텐데 어떤 관점에서 평을 해야 할지 조심스럽다. 일반인과 같은 기준과 눈높이로 평가하면 부당하고 불공정하다. 장애예술인의 공연이라는 사회적, 문화적 포장의 인물 위주로 찬양하기엔 그들의 음악적 성장과 성취에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하는 그저 일반적인 미사여구에 불과하다. 딜레마에 고민을 하던 중 인터미션 시 동석한 음악교육전문가와 짧은 담소를 통해 방향을 잡았다. 해답은 올림픽에 있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똑같은 출발선에서 경쟁시키지 않고 따로 분리한 케이스다. 이제 시종일관 괴롭게 하던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고 장애인 올림픽으로서 그들끼리의 기준으로 평가하면 된다.

UN 세계 장애인의 날 선포 제40주년 기념 장애인국제음악회

그런데 2부 바이올린의 김종훈은 그런 비교를 거부할 거 같다. 장애를 고려할 필요 없는 톱클래스 수준의 바이올리니스트다. 그에게는 바이올린의 연주력이면 전부지 장애가 고려 유무로 음악적 기량과 성취를 판단한다면 그게 진정 그들을 위하는 길일까? 장애와 상관없이 우수한 기량을 소지하고 있는데 장애가 있으니 여기서 뛰지 말고 패럴림픽에 가라고 하면 그게 진정한 배려가 될까? 감상 예술인 귀로 듣고 판단하면 되는 거지 장애로 인해 진정한 실력이 가려지고 음악보다 장애에 이목이 집중되고 포커스가 맞춰지는 걸 원치 않을 거라 여긴다. 그게 진정 장애인 예술가들을 우호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아닐까? 멘델스존 2악장이 끝나고 제멋대로 튀어나온 박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주인공이 되어 주도적으로 멘델스존을 끌고 가는 모습은 속이 후련하였다. 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도 제대로 모르고 그저 이끌려온 관객이 대부분인 우리나라 수준에서 음악인에게 음악적 정당한 평가 대신 다른 또 신변잡기 이벤트성 화제몰이는 그저 이슈 메이킹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장애의 경중을 따진다는 건 무의미하고 비인간적인 일이지만 음악인이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한다는 건 다른 어떤 것보다 견디기 힘든 좌절이자 고통일테다. 대표적인 이가 베토벤이다. 20대 중반에 찾아온 난청으로 인해 30대부터는 소리를 듣지 못한 청력 장애인이었으나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고 불멸의 작품을 남겼다. 전쟁 중 오른팔을 잃어 왼손으로만 협주곡을 연주하게끔 라벨에게 피아노 협주곡을 위촉했던 비트겐슈타인(Paul Wittgenstein, 1887~1961), 현존하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지만 소아마비를 앓은 이자크 펄먼(Itzhak Perlman) 등 그들에겐 더 이상 장애가 걸림돌이 아니고 핸디캡이 아닌 그저 한 사람의 연주자, 음악인, 인간으로서 위대함을 증명한다.

20201 제38회 대한민국국제음악제 출연진과 프로그램

김종훈은 바이올리니스트고 이재혁은 피아니스트고 차인홍은 지휘자일 뿐이다. 더 이상의 다른 단어와 지칭이 뭐가 필요하겠는가! 다만 음악은 타 예술 분야하고는 달리 시간예술이고 혼자 잘한다고 결과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게 아닌 타인과 같이 호흡을 맞추고 상호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완전체, 종합체, 유기체다. 장애와는 전혀 무관하게 음악을 하면 평생 겪고 부딪쳐야 되는 문제점이라 오늘 음악회에서 관전 포인트에서 비켜간다. (그럼 비장애인들끼리의 연주는 호흡도 잘 맞고 틀리지도 않고 불일치 되는 점이 없는가?) 무엇보다도 오늘 음악회는 인간의 위대성을 다시 한번 증명한 시간이었다. 2년이 가까워오는 불확실의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이제 생존이 아닌 진정한 삶의 목적과 인간의 기본권과 자유를 위해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기에 와 있다. 이게 바로 진정 세계장애인의날 이들 음악인들이 전한 메시지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장애로는 국한할 수 없는, 감염병으로는 국한할 수 없는 기꺼이 감동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누구라도 감동시킬 수 있는 강력한 삶에 대한 의지와 음악의 힘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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