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음과 늙음의 찬미
낡음과 늙음이 공유하는 말들
오래 되다, 헐었다, 너절하다, 쇠퇴하다, 색이 바랬다, 고물
색바랜 옷을 입은 색바랜 여자
그리고 둘의 닮음
삶의 고단한 여정을 간직한 채 버려진 침대
저물어 가는 거리에 비틀거리는 남자
영하의 날씨에 박스들고 잘 곳을 찾는 노숙자
아버지와 동행하는 고물 자전거
낡음에서 오는 고풍스러움
손때 묻은 손잡이의 광택
노년의 여유로움과 평안함
내려 놓을 줄 아는 지혜
낡음이 아름다운 것은 버려지기 때문이고
늙음이 아름다운 것은 죽어가기 때문이다.